네이버쇼핑 상품명·리뷰 요약에 기획전도 척척
올해만 AI 논문 51개 채택, 40%는 실제 서비스
“적극적 산학협력 통해 AI R&D 가속화”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업그레이드와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초대규모(Hyperscale) AI '하이퍼클로바'를 자사 쇼핑 서비스 등에 활용하면서 이용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모양새다.
네이버는 지난달 네이버쇼핑에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모바일앱 쇼핑판에 적용된 하이퍼클로바는 상품 코드나 상세 스펙, 이벤트 내용 등 많은 정보가 포함돼 복잡하고 긴 상품명이 노출되는 경우, 이를 직관적이고 쉬운 상품명으로 자동 교정한다.
예를 들어, ‘0000(브랜드명) 남성 21SS 천연소가죽 멀티라인 슬림 댄디 스니커즈 FQKD1314GRT’와 같은 긴 상품명을 ‘0000(브랜드명) 천연소가죽 스니커즈’로 자동 변환해 사용자에게 노출하는 방식이다.
하이퍼클로바는 복잡한 상품명에서 키워드를 선별해 상품명을 단순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상품의 세부 속성을 파악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더하는 방식으로 교정하기도 한다. 실제 ‘0000(브랜드명) 코인 지갑 XX0000(상품코드) 블랙’이라는 상품명은 하이퍼클로바를 통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코인 지갑’으로 교정된다.
하이퍼클로바는 방대한 한국어 학습량을 기반으로 스스로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새로운 문장을 생성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마치 사람이 큐레이션을 위해 문구를 작성한 것처럼 상품명을 교정할 수 있다.
쇼핑판 ‘잇걸’ 카드에 하이퍼클로바가 우선적으로 적용되며, 복잡한 상품명이 그대로 노출되는 영역에 도입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이후 쇼핑판의 ‘우먼’, ‘멘즈’ 카드와, 패션 외 다른 주제의 큐레이션 영역으로도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클로바 CIC 허지애 리더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쇼핑판에서 상품명이 길면 한눈에 보이지 않고 잘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핵심적인 상품 카피를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한 상품명 교정으로 사용자들이 많은 상품 중 원하는 상품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쇼핑 기획전 자동 생성 AI인 ‘AiMD’에도 하이퍼클로바가 탑재됐다.
AiMD는 실제 쇼핑 기획자(MD)처럼 기획전 주제 선정부터 제목 작성, 상품 선택까지 기획전 구성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해 수행한다. 이를 통해 고품질의 기획전 발행이 효율화돼, 판매자들의 상품 노출 기회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네이버쇼핑 내부 운영진이 AiMD를 활용해 기획전을 발행하고 있으며, AiMD가 구성한 상품의 90%가 운영진에게 채택될 정도로 기존의 기획전들과 유사하게, AI가 효율적으로 기획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AiMD는 고도화 과정을 거쳐 개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도 제공될 계획이다.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스마트스토어 내 수많은 상품 리뷰를 분석해 제품의 특성을 가장 대표하는 한 줄의 문장으로 추출하는 ‘Ai리뷰 요약’ 기능도 선보였다.
그 동안 국내외 쇼핑서비스가 상품 리뷰에 필터를 적용하거나, 일부를 선별해서 상단에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면, 네이버의 Ai리뷰 요약은 하이퍼클로바가 방대한 리뷰를 분석한 후 하나의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만들어 낸다는 차이가 있다.
즉, 사용자들이 상품에 대한 정보수집과 구매결정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수많은 리뷰를 모두 읽지 않아도, Ai리뷰 요약이 제공하는 한 줄 리뷰로 실 구매자들이 남긴 리뷰 요약본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한층 높아진 쇼핑 효율성을 체감할 수 있다.

Ai리뷰 요약은 먼저 리뷰에 언급된 주요 키워드를 분석해 테마별로 분류 후 지나치게 짧거나 무의미한 단어 반복 등 기준에 맞지 않는 문장들을 필터링한다. 이후 의미적으로 유사한 표현의 문장을 클러스터링하고, 하이퍼클로바를 이용해 자연스러운 한 줄의 요약문으로 생성한다. 생성된 대표 리뷰는 다수의 사용자가 언급한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된다. 마지막으로, 하이퍼클로바가 생성한 문장을 AI클린봇 등 자동화 모듈을 통해 비속어 등을 검수하고 문장교정, 내용비교 등의 과정을 거친다.
네이버는 Ai리뷰 요약에 자체 개발한 검증기술도 적용해, 사용자가 입력한 표현 내에서 문장을 생성할 수 있도록 정확도를 높였다. 네이버 자체 평가 결과에 따르면, 검증기술 적용 후 요약 과정의 정확도가 약 20% 이상 증가했다.
Ai리뷰 요약은 가구·인테리어 카테고리에 있는 약 440만개 상품에 우선 적용되며, 적용 범위는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향후 이 요약 기술을 활용해 여러 상품을 동시 비교하거나, 제품 요약 카탈로그 등을 자동 생성하는 연구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Ai리뷰 요약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네이버 NLP(자연어처리) 감정분석팀의 서대룡 리더는 “네이버쇼핑은 국내 최대규모의 상품DB와 방대하게 축적된 실구매리뷰 등으로 사용자가 필요한 쇼핑정보를 풍부하게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라며 “여기에 네이버의 AI기술력까지 더해 사용자에게 더욱 만족도 높은 쇼핑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기술적 진화를 거듭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네이버 서비스 곳곳에 적용하며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쇼핑에 적용된 하이퍼클로바 외에도 지난 5월에는 국내 최초로 검색 서비스에 상용화돼 맞춤법 등이 잘못된 검색어를 입력하는 경우 올바른 단어로 전환해주거나 적절한 검색어를 추천해주고 있다. 클로바노트에도 하이퍼클로바 기술을 적용한 음성인식 AI 엔진이 탑재돼 있다. 이는 클로바 케어콜 등 서비스로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이처럼 네이버는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 등 AI를 활용한 기술개발 및 활용에 총력을 기울여 글로벌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국제적인 성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올해 CVPR, ACL, AAAI, ICLR 등 세계적인 AI 학회에서 총 51건의 정규 논문이 채택되면서 압도적인 AI 연구 역량을 입증했다. 상반기에만 43건의 논문이 채택돼, 지난해 한 해 논문 발표 기록을 반 년만에 따라잡았다. 네이버는 매년 AI 논문 발표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컴퓨터비전, 자연어처리, 딥러닝, 음성기술 등 논문 분야도 다양하다. 특히, 음성 분야 최고 학회인 ICASSP와 인터스피치(Interspeech)에서는 각각 9개의 논문이 채택되는 성과를 거뒀다. 가장 최근에는 최고 권위의 컴퓨터비전 학회인 ICCV에서 8개의 논문 발표가 확정돼, 비전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CHI, NAACL, ICML, KDD 등 다수 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했거나 발표할 예정이다.
학회에 채택된 논문 중 40% 이상이 네이버 실제 서비스에 다양하게 적용돼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데도 기여한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일례로 ICASSP에서 발표한 화자인식 기술 연구 결과는 ‘클로바 노트’ 서비스에서 참석자별 발화 인식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됐으며, CVPR에서 발표한 이미지인식 모델 렉스넷(RexNet)과 ICLR에서 발표한 딥러닝 최적화 기법 아담P(AdamP)는 음란물을 필터링하는 '엑스아이(X-eye) 2.0' 핵심 기술이다. 이 밖에도 '클로바 더빙', '클로바 포캐스트', '클로바 케어콜' 등 다양한 서비스 및 솔루션에 AI 연구 결과가 접목됐다.
이처럼 괄목할만한 연구 성과는 네이버의 AI 기술에 대한 방대한 투자와 더불어, 국내 및 해외 연구 기관들과 적극적인 산학협력을 이어온 결과다.
네이버는 연세대, 고려대, GIST, 인하대, UNIST 등 국내 유수 대학들과 AI 연구를 위해 협업해왔으며, 서울대, 카이스트와는 각각 100여명 규모의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차세대 AI 연구를 위해 밀착 협력한다.
해외에서도 베트남의 HUST, PTIT와 공동연구센터를 세우고, 최근에는 독일의 튀빙겐 대학과 ‘신뢰 가능한 AI’ 연구를 위해 MOU를 맺는 등 글로벌 AI R&D 생태계를 계속 확장해가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채택된 51개 논문 중 21개는 산학협력을 통한 공동 연구 결과물이다.
네이버는 뉴욕대 조경현 교수, 옥스퍼드대 앤드류 지서만 교수, 카네기멜론대 주준얀 교수 등 AI 각 분야 최고 권위자들과도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과는 영화 속 화자 음성인식 고도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올해 ICASSP에서 발표했으며, 이달 열릴 ACL에서는 GPT-3의 기반 기술인 '트랜스포머' 모델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조경현 교수와 네이버 AI랩의 김규완 연구원이 공동 연구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학계와의 협력을 활발히 이어가는 한편, 초대규모 AI 기술을 중심으로 AI 연구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언급된 사례처럼,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는 이미 네이버의 여러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으며, ‘노 코드 AI’ 도구인 ‘하이퍼클로바 스튜디오’도 개발돼 사내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상태다.
하정우 네이버 AI랩 소장은 “네이버의 AI 연구는 학술적인 기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서비스에 녹아들어가 사용자 가치로 이어진다는 것이 차별점”이라면서 “글로벌 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선두 AI 기업으로서 깊이 있는 중장기 선행 연구를 통해 글로벌 AI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AI 기술 생태계를 더욱 단단히 구축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