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타격에도 불구, 예능 대신 음악 선택
김동률 리마스터 LP에 존박 신보 ‘선물’

‘음악 농장’ 뮤직팜이 ‘열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지친 리스너들에게 더 좋은 음악을 제공하면서 위안을 주고 있는 모습에 호평이 이어진다.
뮤직팜은 이적, 김동률, 존박, 곽진언, 이른 등 아티스트들이 소속돼 있는 기획사다. 음반 제작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쓸면서 대중음악 산업은 큰 위기에 봉착했다. 뮤직팜의 경우, 앞서 언급한 소속 아티스트의 면면을 보면 TV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팬들과 만나는 것보다는 잘 다듬은 공연으로 팬들과 소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존박의 경우는 이전엔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하고 엉뚱한 모습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뮤직팜의 대선배들에게서 공연 노하우를 전수받아 이젠 어엿한 공연형 뮤지션이 됐다. 존박의 첫 단독 공연이었던 ‘Prelude’는 첫 공연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잘 짜여진 구성과 흐름을 잡아간 셋리스트, 여유있는 존박의 진행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동률과 이적 등 이미 공연에선 장인으로 불리는 이들이 뮤직팜에 자리잡고 있기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구조다.
이렇듯 공연과 음악이 중심이 되는 뮤직팜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는 큰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뮤직팜은 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음악을 통해 자신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우선 뮤직팜은 김동률의 앨범을 리마스터해 발매했다. 지난 6월엔 ‘답장+remastered’ 앨범을, 7월엔 ‘동행 remastered’ 앨범을 냈다. 발매된 지 7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앨범의 전곡을 리마스터링해 LP 및 CD 등으로 발매하면서 팬들에게 있어 소장가치를 훨씬 높였다. 리마스터링 된 음악을 온전한 앨범 형태로 소장하고 싶은 팬들에겐 선물같은 소식이다.
김동률은 이보다 앞서 2008년 발매한 정규 5집 ‘모놀로그(Monologue)’와 2011년 발매된 ‘김동률(kimdongrYULE)’ 크리스마스 앨범을 리마스터링해 꾸준히 발매했다.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음악’에 집중하면서 과거의 음악을 2021년 음질로 리마스터링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뮤직팜의 또 다른 아티스트인 존박도 ‘열일’ 중이다. 존박은 오는 12일 두 번째 미니 앨범 ‘아웃박스(outbox)’를 발매한다. 지난 5월 발매한 싱글 ‘데이드리머(Daydreamer)’ 이후 2개월 만에 신곡으로 컴백 소식을 알렸다.
공개된 트랙리스트를 보면 존박 역시 공연 대신 음악에 집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앨범엔 타이틀인 ‘나우, 어스, 히어(now, us, here)’를 포함해 ‘그래왔던 것처럼’, ‘스트레인저스(strangers)’, ‘임시보관함’까지 총 4곡이 담긴다.
전곡 모두 존박이 직접 작곡을 맡은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앨범의 첫 번째 트랙 ‘그래왔던 것처럼’엔 소속사 뮤직팜 식구 곽진언이 작사에 참여해 돈독한 의리를 과시했다.

존박은 그간 꾸준한 음악 활동을 통해 R&B 솔로의 진수를 선보이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네 생각’, ‘폴링(Falling)’, ‘이게 아닌데’, ‘철부지’ 등 다수 히트곡으로 사랑받는 존박은 매력적인 중저음의 보이스 톤과 특유의 소울풀한 리듬감으로 사랑받는다. 드라마 ‘빈센조’, ‘동백꽃 필 무렵’, ‘도시남녀의 사랑법’ 등 다수의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극에 분위기를 더하기도 했다.
뮤직팜 소속 아티스트들의 팬들은 뮤직팜을 ‘음악 농장’이라고 부른다. 뮤직팜 이름의 한글 해석이기도 하지만, 농사에 진심인 농부들처럼, 음악에 진심인 음악 농부들이 있는 곳이라는 뜻도 포함한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지만, 아티스트가 원하지 않는 영역의 활동으로 내몰지 않는다.
강태규 뮤직팜 기획전략팀 이사는 앞서 “뮤직팜의 역할은 아티스트들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지, 이들을 콘트롤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아티스트들이 설 무대가 좁아진 현재, 팬들이 “뮤직팜만은 소속 아티스트가 원치 않는 예능에 무리하게 출연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음을 갖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