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도 "민주당대통령 불안한 발언 안해"
이 지사측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발언"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 수립 단계와는 달라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다시 그 지배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되지 못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발언이다. 지난 1일 비대면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고향인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에서 미군을 '점령군'으로 표현을 한 것인데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충격적인 역사관'이라며 공세했고, 여당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민주당 대통령들은 단 한 번도 이런 식을 불안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가세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김원웅 회장의 말인 줄 알았더니 이 지사가 한 말"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의 역사인식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피로 맺은 혈맹이다. 미국의 도움 없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다"면서 "미국이 점령군이고 소련이 해방군이면 우리가 미국이 아닌 소련 편에 섰어야 한다는 뜻인가"라고 되물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독립운동을 한 이승만 대통령은 친일세력이 되고, 국군과 함께 피 흘려 대한민국을 지킨 미군이 점령군이 됐다"면서 "그동안 대한민국은 미국과 일본의 지배를 당해온 나라였다는 말이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우리 선조들의 피와 땀은 어디로 갔느냐"라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편가르기에 역사를 이용한다"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좌파 운동권의 논리를 이용해 당내 지지는 조금 더 얻응 수 있을 지 몰라도 미래세대의 지도자가 되기는 어렵다. 과거를 팔아 정치하고 과거를 팔아 집권하고, 과거를 팔아 통치하며 미래를 힘들고 어렵게 만드는 정권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지사측은 "역사적인 사실에 기반한 발언"이라며 "미군은 우리를 해방한 게 아니라 점령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고, 스스로 점령군이라고 표현한 문서도 여럿 있다.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이 해방 후 친일 인사를 경찰, 군인, 관료 등으로 기용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