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글씨흔적 오류·사건 종결전 차량폐차..."정확한 자료제출과 진상규명으로 국민적의혹 해소해야"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최고위원은 2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전날 경찰이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자살한 요원이 타고 있던 마티즈가 CCTV에 잡힌 마티즈와 동일하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아직 국민적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위원은 "차량 번호판에 대한 문제 제기는 단지 번호판 색깔이 다르다는 문제의 차원이 아니다"며 "이 문제를 국민들이 제기하는 이유는 국정원 해킹 사찰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20년 베테랑 국정원 요원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에 대한 매우 중요한 단서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적 의심이 계속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합당한 문제 제기인 것이다. 이것을 음모론이라고 폄훼하는 것이야말로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는 진짜 음모론"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은 경찰이 해명한 내용에 대해 4가지를 지적했다.

우선 경찰이 공개한 실험을 볼 때, 녹색 번호판의 바탕과 글자색이 모두 흰색이었다. 하지만 사고 당일 CCTV 속 번호판에는 흰 바탕에 검은색 번호의 흔적이 육안으로 식별할 정도로 나타나있다.

경찰의 해명대로 과도한 빛에 노출돼 녹색 번호판이 흰색으로 변한다면, 흰색 번호는 당연히 흰색으로 나와야 한다. 그런데 정작 사고 현장 CCTV에 나온 사진은 흰색 바탕에 검은 색 번호 흔적이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이에 덧붙여 사건 당일 CCTV를 보면 차량 앞쪽의 번호판과 뒤쪽의 번호판 모두 흰색으로 나타나 있다. 마티즈가 북동쪽으로 갈 때와 되돌아 나올 때 앞뒤 번호판 모두 흰색인 것이다. 해가 뜨지 않았던 흐린 날씨를 고려하더라도, 빛의 간섭(피사체가 과도한 빛에 노출될 때 발생)에 의한 색조 변화는 성립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경찰이 밝힌 유일한 전제조건이 빛의 간섭이 성립되지 않는다.

차량 번호판은 방범과 과속 단속을 우해 빛의 반사를 흡수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일반 자연 채광으로 인한 간섭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도 경찰 발표에 의구심을 더하는 대목이다.

전 위원은 "경기청 과학수사대에서도 확신하지 못해 국과수에 정밀 검사를 요청했다고 하는 만큼, 국과수가 엄정하고 보다 객관적인, 그리고 타당성 있는 정밀 검사로 국민적 의혹과 불신을 해소해야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마티츠 차량 의혹이 제기된 지난 22일 국정원 요원 마티즈가 갑자기 차량 말소와 함께 폐차 됐다는 점이다.

전 위원은 "경찰은 이번 사건과 연관된 핵심인물의 사고 차량을 사건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폐차했다는 의구심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하나 마티즈 차량 구입 시점은 지난 2일인데, 당시 차량의 주행 거리가 무려 22만km가 넘는 폐차 직전의 차량이라는 제보를 받았다는 점이다.

전 위원은 국정원 직원이 폐차 직전의 차량을 구입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경찰이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탈리아 '해킹팀'이 해킹당한 직후 국내 언론에 알려지기 전까지 이를 미리 알았을 국정원과 담당 직원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었는지 해명하고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일 이 차를 구입했던 시점은 야당이 문제 제기를 하기 훨씬 전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사고 차량의 차량 원부를 즉시 공개하고, 폐차가 사실이라면 중요 증거물의 폐차 말소 경위에 대해 누가 지시했고, 집행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사망 전 행적과 관련해서 통화 내역과 위치추적조차 하지 않은 경위도 밝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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