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부품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3일 오후 국회에서 부결됐다.
체포동의안을 원칙에 따라 처리하고 방탄국회를 막겠다던 국회가 결국은 또다시 국민을 실망시킨 것이다. 단순히 실망시킨 것이 아니라 속인 것이라고 해야 한다. 말과 행동이 달랐기 때문이다.
국회의 이러한 겉다르고 속다른 모습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긴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자신들의 수없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으니 이러한 국회에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체포동의안은 이날 재석 223명에 찬성 73명, 반대 118명으로 부결됐다. 예상보다 많은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송 의원이 본회의에 앞서 의원들에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직접 쓴 편지를 전달한 효과일까? 아니면 본회의장에서의 신상발언을 통해 자신은 철도부품업체로부터 청탁을 받은 적도 없고, 압력을 행사한 적도 없다고 한 주장이 먹힌 것일까?
얼마전 각종 권력형 비리의 파노라마를 연출하다가 구속된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을 비롯한 세 명의 여야의원들의 예를 보면서 그러한 비리가 과연 이들에게만 국한된 것이리라고 생각한 국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이 이날 큰 표차로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으니, 국민들은 이러한 결과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다수 국회의원들의 ‘공범의식’의 표출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요즘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의 한심한 행태를 보면서 ‘차라리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국회의원 자신들도 잘 알 것이다.
오늘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는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는 여론에 더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