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문화 분과 전원 정치인·학자 배치
사회복지단체 "현장 전문가, 단 한 명도 없어"
대통령 직속 복지국가위원회 설립 약속은?
지난해 윤 당선인 "현장과 소통 활발히 할 것"

지난해 12월 10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사회복지비전선포대회'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이종성 의원의 휠체어를 직접 밀고 입장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 김현우 기자
지난해 12월 10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사회복지비전선포대회'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이종성 의원의 휠체어를 직접 밀고 입장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 김현우 기자

"현장의 목소리, 최우선으로 듣겠다." -지난해 12월 10일,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대통령 직속 복지국가위원회 설립하겠다." -1월 25일, 원희룡 당시 정책본부장

"복지 서비스의 질을 고도화하겠다." -1월 25일, 원희룡 당시 정책본부장

대통령 당선인이 사회복지계와 한 약속이다. 국내 사회 복지 시설 단체 '한국사회복지단체협의회'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사회 복지 현장과의 소통 강화 약속 등이 포함된 공약을 받아냈다. 

그런데 윤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17일 발표한 사회복지문화 분과 인선을 보면, 사회 복지 현장 출신 인물은 없다. 원희룡 당시 선대위 정책본부장이 약속한 대통령 직속 복지국가위원회 설립도 언급된 바 없어 관련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수위 구성원이 24명으로 한정되다 보니 추가 인선은 다음에 구상할 예정"이라며 "복지국가위원회 또한 검토하고 있다"라는 입장이다.

김은혜 인수위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사회복지문화 분과 간사·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해당 분과 간사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위원에는 안상훈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백경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김도식 서울특별시청 정무부시장 등이 발탁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 분과 간사 및 위원. /윤 당선인 인수위, 여성경제신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 분과 간사 및 위원. /윤 당선인 인수위, 여성경제신문

임 의원은 한국노총 여성위원장 등을 거친 국민의힘 내 대표적인 노동 전문가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로 일하는 등 전문성을 발휘 중이다. 인수위는 임 의원을 간사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노동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한 운동가"라며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어려운 일을 잘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다. 

안 교수는 현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당시, 인수위 고용복지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다. 2005년에는 보건복지부 자문을 지냈다. 윤 당선인 인수위는 안 교수가 복지 정책적 역량을 이미 검증받았다며 무분별한 현금 지급형 기존 복지 체계와 다른 사회서비스 복지 정책을 꾸릴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위한 적임자로 선정된 백 교수도 인수위 명단에 포함됐다. 백 교수는 현재 성균관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를 지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백신안정성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윤 당선인 인수위는 백 교수가 차기 윤 당선인 정부가 추진할 새로운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설계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식 실행위원을 지낸 김 정무부시장도 사회복지문화분과 위원으로 선정됐는데, 인수위 측은 문화 분과에서 언론 관련 직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회복지계에선 이번 윤 당선인 인수위 사회복지문화 분과 인선에 대해 "사회복지 현장 출신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권태엽 한국사회복지단체협의회 상임 회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권력을 누리던 분들의 귀환을 위해 우리가 어려운 변화와 선택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새로운 현장 전문가가 이번 인수위 인선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사회복지단체에 전달한 사회복지 공약.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지난해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사회복지단체에 전달한 사회복지 공약.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신정찬 한국아동복지협회 회장도 "아직 차기 정부가 완벽히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듣고 소통하겠다던 윤 당선인의 약속이 지켜지기를 바란다"라며 "사회복지 현장의 종사자와 관리자 등 현장 전문가가 인수위에 포함되지 않은 점은 부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10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사회복지 비전 선포대회'에 참석해 사회복지단체에 "정책 입안 시 현장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듣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날 윤 당시 후보는 "윤석열표 복지국가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지원 수준이 달라지는 복지의 지역별 불균형을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모든 사회복지 분야 정책을 만들거나 실행할 때는 최고의 전문가인 여러분과 긴밀하게 소통해 복지시스템의 전면적 전환을 이루겠다"라고 약속했다.

지난해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사회복지단체에 전달한 사회복지 공약.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지난해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사회복지단체에 전달한 사회복지 공약.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 일자리 창출, 국민 중심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소득보장 시스템 마련도 약속했다. 아울러 사회복지정책 수립 시 각 협회 의견을 충분히 검토해 공약에 반영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사회복지문화 분과 인수위 하나로 차기 정부의 사회복지계 정책 반영이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추후 약속드린 공약 반영은 모두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음주부터 인수위 이후 윤 당선인이 약속한 공약 실행을 위해 신중히 검토 후 취임식 이후 정부 구성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도 여성경제신문에 "현재 안철수 인수위원장과의 단일화로 사회복지 관련 공약 정리 등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 논의가 길어질 것"이라며 "차기 정부 구상을 위한 초기 단계이니 우선 공약 이행을 위한 밑그림 작업이니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원희룡 본부장이 지난 1월 25일 마포구 사회복지센터에서 진행된 '사회복지정책 아젠다 약속의 시간' 행사에서 한단협 측에 회신할 답변서를 살펴보고 있다. /김현우 기자
원희룡 본부장이 지난 1월 25일 마포구 사회복지센터에서 진행된 '사회복지정책 아젠다 약속의 시간' 행사에서 한단협 측에 회신할 답변서를 살펴보고 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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