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6~12개월 가능했던 무이자 할부
최근 들어 '1~3개월' 대폭 축소 이어져
한국은행 기준 금리↑···채권시장 '꽁꽁'
둔촌주공 인기↓···금융·건설사 돈줄 말라

각종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요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 혜택이 3개월로 줄었다. /여성경제신문
각종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요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 혜택이 3개월로 줄었다. /여성경제신문

#컴퓨터 바꾸려고 쇼핑몰 들어갔는데, 카드 무이자가 3개월로 줄었어요. 원래 못해도 6개월~8개월은 가능했었는데, 결국 구매를 포기했어요. 

할부 혜택을 줄이는 카드사가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할부도 금리가 치솟고 있다. 모두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가 금융시장까지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당초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개월까지 가능했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최근 들어 3개월가량 줄인 카드사가 늘고 있다. 2~3%대였던 자동차 할부 금리도 최대 7~10%대까지 올랐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한다. 하지만 모든 금리의 바탕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 금리가 계속 오른 데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채권 이자율이 3배 가까이 뛰었기 때문에 카드사는 소비자 혜택을 줄여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입장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입장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한은은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강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관련 논란으로 기업어음(CP) 시장의 신용 경계감이 한층 높아져 단기금융·채권시장의 불안이 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9월 말 강원도 레고랜드 PF-ABCP 이슈가 발생한 이후 신용채권시장의 위축이 심화했는데, 이 영향으로 주요 공사채 및 은행채 발행금리가 급등하고 초우량물인 AAA등급마저 시장에서 원활히 소화되지 않는 등 신용채권시장의 위축이 심해졌다.  

본지가 지난달 1일 보도한 '돈맥경화 제물 된 레고랜드?‧‧‧“고금리→채권가격 하락→자금 청산 수순”'에 따르면, 레고랜드 사태는 김진태 지사가 레고랜드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에 대해 지급보증 철회 의사를 밝히며 촉발됐다. 지방정부의 신용보증을 신뢰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금융시장에 확산하면서 민간기업 발행 채권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진 것이다. 업계에선 내년 초까지는 상황이 풀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당분간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레고랜드 사태 이후 지속해서 오르던 CP 금리는 일단 안정을 찾은 상황"이라면서 "다만 역대급 규모라던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마저 인기가 떨어져 건설사 및 금융사 돈줄이 마르는 등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채권시장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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