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행동이 빠르면 손해가 많아지는 상
본분알고 지나친 신중함 때론 아쉬움 

GS그룹 허창수 명예회장은 10년 넘게 GS그룹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현재는 동생 허태수 회장에게 자리를 넘기고 GS 명예회장, GS건설 회장에 재직 중이다. 또한 2011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허창수 회장의 관상(觀相)을 분석하고 경제인과 사람들의 신임을 얻는 이유를 알아본다.

GS그룹 허창수 명예회장은 안목과 넓은 아량을 갖춘 '기린 관상'이다./ GS건설, 픽사베이
GS그룹 허창수 명예회장은 안목과 넓은 아량을 갖춘 '기린 관상'이다./ GS건설, 픽사베이

허창수 회장을 동물관상(動物觀相)으로 분석하면 '기린 관상'이다. 기린은 나뭇잎을 주로 섭취하는 초식동물이다. 기린은 키 크고 목이 긴 동물로 유명하다. 키가 크기에 상대적으로 시야가 넓다. 빽빽한 나무 숲 너머의 세상이 훤하게 잘 보인다. '기린상'을 지닌 사람도 비슷한 성향을 지녀 남들보다 시야가 넓은 경우가 있다. 

'기린 관상' 허창수 회장은 안목 있는 관상을 지녔다. 사안을 파악하는 능력이 앞선다. 시야가 넓기에 안정적으로 판단한다. 모든 '기린상'이 모두 안목이 좋은 것은 아니다. 높은 안목은 고사하고 까칠하거나 공격적인 성품으로 타인을 난처하게 만드는 '기린상'도 있다. 그러나 허창수 회장은 안목과 넓은 아량을 갖춘 기린상이다. 

이런 관상을 지닌 사람은 적당히 살다가 죽지 않는다. 세상에 업적을 남기게 된다. 큰 영향력을 지닌 학자가 되거나, 대기업을 창업하거나, 거물 정치인이 돼서 이름을 떨치게 된다. 

그런데 허창수 회장은 영달과 이익만을 좇는 유형이 아니다. 태생적으로 마음이 넓고 이타심이 많기 때문이다. 욕심이 적다보니 타고난 관상보다 작은 영역에서 살았다. 무리하지 않는 성품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기린은 영역을 놓고 다투는 경우가 드물고 짝짓기 철에 잠시 경쟁할 뿐이다. '기린상' 허창수 회장도 비슷해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다. 온화한 성정을 지니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허창수 회장은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한다. 순리를 따르는 성정을 강하게 지녀 어른들 말씀도 귀담아 듣는 인물이다. 

허창수 회장의 진면목은 후덕한 성품에 있다.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수십 년 쉬지 않고 우려내야 겨우 빛을 발하는 덕목이다. /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의 진면목은 후덕한 성품에 있다.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수십 년 쉬지 않고 우려내야 겨우 빛을 발하는 덕목이다. /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은 후덕함이 크다. 이 후덕함은 오랜 기간 인내와 아량을 베풀어야 겨우 드러나고 남이 알게 되는 인격이다.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수십 년 쉬지 않고 우려내야 겨우 빛을 발하는 덕목이기도 하다. 허창수 회장의 진가는 후덕한 성품에 있다.

허창수 회장은 걸음걸이가 느려야 길(吉)하다. 또한 조용한 행보를 해야 타고난 재능과 복(福)을 온전히 풀어먹을 수 있다. 말이나 행동이 빠르면 빠른 만큼 손해가 많아지는 관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허창수 회장은 차분히 말하고 행동도 신중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본래의 성정이다. 순리를 따르고 타고난 성정대로 살아가면 일이 잘 풀리는 관상이다. 

허창수 회장은 화려하거나 요란한 것을 싫어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사업가지만 외향성보다 내향성에 가깝기 때문이다. 조용히 풀을 뜯는 기린처럼 한적함이 지루하지 않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며 성장하는 스타일이다.

만약 CEO가 진성(眞性) '기린 관상'을 지녔다면 이윤만 쫓으려고 하지 않는다. '내 기업만 잘 되면 되지' 혹은 '내가 먼저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린상'을 지닌 허창수 회장은 상생하려는 마음가짐이 크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직원들의 복지와 처우 개선에도 관심을 가지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허창수 회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는다. 이런 인물이 조직과 단체의 리더가 되면 온화한 리더십을 펼치게 된다. 

허창수 회장은 어릴 때부터 무엇이 중요한지 이미 알고 태어난 관상이다. 재물이 많이 쌓여도 허영을 부리지 않는 인물이다. 소박하고 내실을 추구한다. 자신을 화려하게 꾸미거나 치장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옷차림도 수수한 것을 선호하고, 삶 자체도 수수하게 살아간다. 

자기 본분을 알고, 정도(正道)를 중시 여기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 인물이지만 때로는 지나친 신중함과 무리수를 두지 않는 면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허창수 회장의 관상에서 기운이 허(虛)한 것이 보인다. 허하면 손실되는 기운이 증폭된다. 노년이 될수록 기운 보충의 절실함을 알아야 한다. 나이 들어 근력은 약해지더라도 기운이 빵빵해야 온전히 건강과 복을 다 누릴 수 있다.

허창수 회장은 차분함 속에 진중한 언행이 모범이 되는 인물이다. 또한 이타심을 지녀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살아간다. 허창수 회장은 앞으로도 후덕함을 앞세운 경영인으로 후대에 기억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