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미의 보석상자] (46)
[장롱 속 주얼리를 찾아라] 공모전
보석의 황제라 불리는 다이아몬드
국내서도 120년 넘는 긴 역사 자랑

다이아몬드는 수많은 보석 중에서도 위상이 남다르다. 다이아몬드(Diamond)란 이름 자체가 ‘정복할 수 없는’, '길들일 수 없는’, 무적의'라는 뜻의 그리스어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아름다운 돌, 다이아몬드는 세상을 매혹시켰다.

다이아몬드의 역사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드비어스(De Beers)사의 광고 캠페인이다. 영국의 광산업자 세실 로즈가 세운 드비어스는 1947년에 ‘다이아몬드는 영원히(A Diamond is Forever)’라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광고는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영원한 사랑의 상징은 다이아몬드’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켰다. 이 때부터 결혼 반지는 다이아몬드라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드비어스사의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광고 /구글 이미지
드비어스사의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광고 /구글 이미지

우리나라에는 다이아몬드가 언제 들어왔을까? 이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제 강점기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언론 중 100주년을 넘긴 동아일보는 1920년에 설립됐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 굴곡의 현대사를 기록해 온, 한국을 대표하는 신문 중 하나다. 흥미로운 것은 1920년대 동아일보지를 보면 주얼리, 시계, 보석 반지 광고가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1922년 6월 1일자 신문에 실린 주얼리 광고 /동아일보
1922년 6월 1일자 신문에 실린 주얼리 광고 /동아일보

“김중배의 다이아 반지가 그렇게도 좋단 말이냐”라는 유명한 대사가 나오는 ‘이수일과 심순애’는 1913~1915년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연재했던 소설이다. 이로 미루어 보아 1900년대 초반에 이미 국내에 다이아몬드가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

‘이수일과 심순애’는 일본 소설이 원작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1897~1899년 연재된 소설 ‘금색야차(金色夜叉·こんじきやしゃ)’를 소설가 조중환(1863~1944)이 ‘장한몽(長恨夢)’이라는 제목으로 번안했다.

그러나 ‘금색야차’ 역시 영국 여류작가 버사 클레이(Bertha M. Clay·1836~1884)의 소설 ‘여자보다 약한 것(Weaker than a Woman)’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일본판으로 바꾼 소설이다. ‘장한몽’은 번안작의 번안작인 셈이다.

소설 ‘장한몽’ 표지 /국립중앙도서관
소설 ‘장한몽’ 표지 /국립중앙도서관

‘이수일과 심순애’는 장안 최고 갑부의 아들 김중배와 가난한 고학생 이수일, 그리고 이 둘과 얽힌 여주인공 심순애의 삼각관계 스토리다. 심순애는 “돈이냐, 사랑이냐”를 놓고 고민하다 다이아몬드 반지의 광채에 홀려 결국 김중배를 선택하게 된다. 심순애에게 버림받은 가난한 이수일은 돈 버는 것에 혈안이 돼 냉혈한 고리대금업자가 된다.

소설 ‘장한몽’에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금강석 반지’로 나온다. 김중배가 금강석 반지를 직접 끼고 등장하는데, 반지를 묘사한 대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그 신사가 여러 사람 앉아 있는 가운데로 지나갈 때에 그 손 넷째 손가락 무명지에 광채 나는 물건이 있는데 심상치 아니하고 그 굳센 광채는 등불 빛과 한가지로 찬란하여 거의 바로 보기 어렵도록 눈이 부신다. 그 신사는 그 방중에 있는 사람으로 일찍이 말은 들었으나 보지는 못하였던 금강석 반지를 꼈더라. 좌중에 있던 여러 남녀는 그 반지의 광채를 보고 모두 한번은 놀라기를 마지 아니한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FIRST Diamond
다이아몬드는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FIRST Diamond

이런 토대로 볼 때 한국의 다이아몬드 역사는 최소 120년을 넘겼다. 유색 보석 또한 다이아몬드와 함께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보석은 결혼, 약혼, 은혼식, 기념일 등 인생에서 특별한 날을 더욱 빛나게 하는 물건으로 우리의 일상과 함께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은 2023년 계묘년을 맞아 우리 인생과 함께해 온, 세월에 묻혀 장롱 속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보석과 주얼리를 찾는 주얼리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인생의 소중한 의미를 담은 주얼리라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과연 어떤 보석 같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소소하면서도 빛나는 우리 일상을 함께해 온 것은 어떤 보석일까? 장롱 속에서 긴 잠을 자고 있는 주얼리를 꺼내는 순간, 잠시 잊혀졌던 추억도 어제 일처럼 되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장롱 속 추억을 찾아라’ 주얼리 공모전 시즌 1 응모 기간은 1월 2일~1월 31일까지. 시즌 1 당선작 8편은 2~3월에 여성경제신문에 소개된다. 아래 포스터를 클릭하면 응모 사이트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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