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시스템 적용해 육성
지역별 '맞춤 전략' 구성

2022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에서 공연하는 블랙핑크. /연합뉴스
2022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에서 공연하는 블랙핑크. /연합뉴스

소녀시대·원더걸스-1.0시대

다국적 그룹 트와이스·블랙핑크-2.0시대 

한국인 없는 K팝 그룹-3.0시대

K팝이지만 외국인 멤버로만 구성된 '한류 아이돌'이 인기를 끌고 있다. K팝 시장 확대를 위한 발판이란 평가도 나온다. 

12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최근 JYP엔터테인먼트는 미국 애틀랜타, 시카고, 뉴욕, 댈러스, LA 등 주요 5개 도시에서 지난달 25일까지 글로벌 오디션인 'A2K(아메리카 투 코리아)'를 개최했다. 해당 오디션은 올해 7월부터 미국 내 가장 큰 음반사인 유니버설 뮤직 산하 리퍼블릭 레코드와 JYP가 함께 진행했다. 

오디션을 통해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 현지 멤버들로 이루어진 K팝 걸그룹을 함께 만드는 게 목표다. 두 회사가 함께 뽑은 멤버들은 먼저 JYP가 축적한 K팝 트레이닝 시스템을 거친다. 이후 이들의 북미 현지 활동은 리퍼블릭 레코드가 이끌어간다. 

SM엔터테인먼트도 보이그룹 NCT의 지역별 유닛을 제작하고 있다. 이성수 SM 대표는 지난해 11월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2020' 기조연설에서 "꽤 큰 NCT의 팀이 데뷔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SM이 프로듀싱한 NCT 중국팀 웨이션브이(WayV)는 지난해 6월 첫 정규 앨범으로 중국 음악 사이트 QQ뮤직 인기차트 및 급상승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 반응을 얻었다.

국내 기획사들이 해외 기반 그룹에 집중하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온 K팝의 브랜드 가치가 일정 수준에 올라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양학부 교수는 "K팝이 네임밸류를 얻다 보니 현지에서 현지 언어로 부른다고 해도 이를 자신들의 음악이라기보다 K팝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K팝이라고 불릴 때 얻게 되는 이득이 크기 때문"이라고 봤다. 

기획사로선 현지화를 통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K팝의 현지 기반 전략에 기획사들이 속도를 내면서, 일부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K팝 노하우의 '해외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외국에서 단순히 몇 가지 노하우를 가져간다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해결될 수 없는 문화적 요인이 많기 때문"이라며 "결정적인 차이는 음악과 각종 활동에서 개방성과 소통이라는 가치를 유지하느냐에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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