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개혁신당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이준석, 자만심 가득 '어린 여우상'
당 성과 위해선 이낙연 중심돼야

(왼쪽부터)이준석,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 /연합뉴스
(왼쪽부터)이준석,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 /연합뉴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탈당한 의원들과 군소 세력들이 모여 '개혁신당'을 출범했다. 당대표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 공동대표가 맡았다. 개혁신당의 성공 여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준석과 이낙연의 관상(觀相)을 분석해 둘의 케미와 개혁신당의 정치적인 파급력을 알아본다.

이준석 대표는 '어린 여우상'이다. '여우상'은 머리가 좋고 재주가 있다. 대부분의 여우상은 상황에 따라 자신의 처신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위기 시 대처하는 임기응변도 빠르다. 좋은 장점도 많으나 자만심을 버리지 않으면 결국 자기 꾀에 본인이 넘어가는 우를 범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필자는 과거 칼럼에서 "이준석의 관상에는 권력이 강하게 깃들어 있지 않다. 언제 사라질지 모를 힘이다. 그래서 권력을 손에 쥐면 머지않아 반드시 큰 위기가 닥친다. 권력이 약한 자가 큰 권력을 얻게 되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부터 사달이 나는 법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이준석은 징계를 당하고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잃었다. 오롯이 본인의 과오 때문이다. 무공이 약한 신출내기에게 큰 칼을 쥐여주면 신나서 마구 휘두르고 다닌다. 그러다 머지않아 자기 발등을 찍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누구를 탓할 여지가 없다.

이준석 대표가 정치적으로 재기하려면 변상(變相)이 필수다. /연합뉴스
이준석 대표가 정치적으로 재기하려면 변상(變相)이 필수다. /연합뉴스

이준석이 정치적으로 재기하려면 변상(變相)이 필수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는 변상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준석 자신도 바뀔 의지가 없다. '내가 옳으니 당신들이 나를 따르라'는 스탠스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 상태로는 개혁신당의 성과를 장담하기 힘들다. 이준석 자신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대표는 '너구리상'이다. 너구리는 두뇌가 명석하지만 자만하지 않는다. 잘 아는 것도 모르는 체해주는 선비다. 때로는 냉정하고 차가운 면도 있다. 그러나 근본은 합리적인 성향이 본심에 깔려 있다. 말도 안 되는 언행이나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는 인물이 절대 아니다. 언제나 예측 가능한 인물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인물이 자신의 정치적 뿌리인 민주당을 탈당했다. 국무총리까지 지낸 인물이기에 더더욱 탈당의 고민은 깊었으리라. 온갖 비난이 쏟아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낙연은 그만큼 민주당의 미래가 어둡고 절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재명계의 독주 체제에서는 이낙연은 물론이고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들 모두가 할 일이 없다. 당을 위한 옳은 말을 할 원로들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내부의 많은 인사들도 탈당하진 않았으나 내심으로는 사당화에 우려가 클 것이다.

이낙연은 근시안이 아니다. 멀리 보는 안목(眼目)을 지닌 인물이다. 그런 시각으로 민주당을 바라보면 답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런데도 그걸 모르는 체하고 민주당 지도부의 당 운영 방식을 그대로 따르며 국회의원 배지를 한 번 더 다는 것은 죄를 짓는 행위로 여겼을 것이다. 민주당의 미래를 봐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낙연 대표는 근시안이 아니며 합리적인 관상이다. /연합뉴스
이낙연 대표는 근시안이 아니며 합리적인 관상이다. /연합뉴스

이낙연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으로 평생 살아왔다. 그런 인물이 이준석이 주축이 된 개혁신당과 통합했다. 당명도 이준석에게 양보했다. 이낙연 입장에서는 절박하다. 이번 총선에서 크게 성적을 내지 못하면 정치생명이 위기에 놓이기 때문이다. 낭떠러지 끝에 매달린 격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져 시간이 촉박한데 이준석은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이준석은 이번 총선도 자신의 가치관을 관철해 보는 하나의 테스트 장으로 여기고 있다. '어린 여우상'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돌아볼 생각조차 없는듯하다.

이낙연과 이준석의 케미는 전혀 맞지 않는다. 둘의 관계는 처음 합당 과정에서 나타난 것처럼 불화가 연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강하게 표출할 수 없을 뿐이다. 이낙연의 '경청하는 자세'와 이준석의 '자신만만한 자세'는 어울릴 수 없다. 선거 전략이나 공천 문제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이 돼도 이준석은 끝까지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이낙연은 피가 마를 것이다.

개혁신당은 갈 길이 머나 시너지를 낼 재료가 부족하다.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지면을 뺏기고 이슈에서도 밀릴 것이다. 존재감도 약해질 것이다. 그렇더라도 만회할 방법은 있다. 개혁신당이 득표율을 올리려면 보수에서 빠져나간 이준석보다 민주당에서 빠져나온 이낙연과 민주당 인사들이 주축이 돼야 한다. 민주당 표를 많이 흡수하면 흡수할수록 개혁신당은 크게 성공할 수 있다. 어차피 보수층은 이준석을 찍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준석을 지지했던 인사들도 하나둘씩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개혁신당의 성공 여부는 민주당의 합리적인 진보층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또한 개혁신당이 그나마 유세에서 성과를 내려면 이준석이 중심에서 활보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그런데 이준석은 그럴 인물이 아니다. 선거의 승리보다는 자신의 인기와 인지도를 더 우선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낙연이다. 이낙연이 중심이 돼 전국을 순회하며 제3정당의 필요성과 국민을 위한 당 운영을 호소해야 한다. 선거 정책 같은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개혁신당의 가장 확실한 성공 비결은 뚜렷하다. 지금 당장 누가 더 운(運)이 좋고, 누가 관상에 권력(權力)이 강하게 깃들어 있느냐가 우선이다. 즉 運과 權을 더 머금고 있는 인물이 중심점이 돼 바람을 일으켜야 성과를 가시화 할 수 있다.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