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유튜버 재이 “부도덕한 광고 넘쳐…담당자도 인지했을것”

유튜브 채널 ‘임다TV’가 과거 시력교정술 ‘뒷광고’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의료법 위반과 직결될 수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유튜브 채널 ‘임다TV’가 과거 시력교정술 ‘뒷광고’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의료법 위반과 직결될 수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하루가 멀다하고 대형 유튜버들의 이른바 ‘뒷광고’ 의혹과 사과가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의료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는 ‘뒷광고’ 의혹이 제기됐다.

유튜브 채널 ‘임다TV’(이하 임다)는 최근 커뮤니티에 라식 수술 관련 영상에 대해 뒷광고 사실을 언급하고 사과했다. 해당 영상에서 임다는 ‘내 돈 내고 직접 받은’이라는 표현을 제목에 기재했으며, 병원 위치와 담당 의사, 수술 과정을 알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 영상 역시 광고였던 것이다.

임다는 최근 ‘뒷광고’ 논란 이슈 후 자신의 광고 영상들을 점검한 결과, 해당 영상엔 기존 유료 광고 표기와 다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임다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여름 아프리카TV를 통해 한 병원으로부터 라식 수술 광고를 제안 받고 광고 관계자들 의뢰에 따라 자발적으로 수술을 받는 형식의 광고 영상을 제작했다. 

여기서 ‘아프리카를 통해’라는 발언이 아프리카TV가 해당 광고에 직접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임다는 “함께 영상을 제작했던 아프리카TV 측과 정확한 사실 경위를 다시 파악 중”이라고 말해 아프리카TV 개입 가능성을 추측하게 했다.

임다는 “의료광고는 체험기나 사례를 광고에 사용해선 안되지만, 당시 이런 규정에 대해 무지한 상황에서 광고 관계자들의 검토 내용만 안일하게 믿고 광고 영상을 찍었다”며 “지금 와서 다시 보니 한없이 부끄럽고 시청자에게 불쾌감과 실망감을 드릴 줄 알았다면 절대 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이어 법에 대해 무지했지만, 자신의 부족함으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추후 다시 한 번 정리해 영상으로 설명하겠다는 임다는 해당 글 이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채널 등을 비공개로 전환했고, 아프리카TV 채널에서도 유저 클립과 다시보기 등 영상은 물론 게시판 등의 글도 비공개했다.

‘임다TV’는 사과문을 게재한 뒤 유튜브 모든 영상을 비공개 전환했다. 인스타그램 등도 정보를 삭제했다.
‘임다TV’는 사과문을 게재한 뒤 유튜브 모든 영상을 비공개 전환했다. 인스타그램 등도 정보를 삭제했다.

 

그러나 임다의 라식 수술 광고 영상은 타 주제의 ‘뒷광고’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심지어 유료 광고 표기를 했다고 하더라도 문제다.

의료법 제56조에 따르면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의 장 또는 의료인이 아닌 자는 의료에 관한 광고를 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

약사 유튜버로 알려져있는 WanderJess 재이(이하 재이) 역시 비슷한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다. 재이 역시 서울의 한 대형 안과에서 시력교정술 광고 진행 제의를 받은 뒤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재이는 여러 유튜버들이 해당 안과에서 시력교정수술을 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어디에도 광고라는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내 돈 주고 내가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영상 내에 배경 등 관심을 갖고 보면 어느 안과인지 알 수 있도록 노출했고, 댓글란에서 어떤 병원이냐는 질문에 다른 ‘구독자’가 안과 이름을 알려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영상들은 해당 병원의 로비에서 재생되고 있었다.

약사 유튜버 ‘WanderJess재이’는 과거 자신도 시력교정술 관련 광고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 광고를 구분하는 팁까지 전했다.
약사 유튜버 ‘WanderJess재이’는 과거 자신도 시력교정술 관련 광고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 광고를 구분하는 팁까지 전했다.

 

재이는 “해당 병원 마케팅 담당자에게 혹시 병원에서 협찬 받았다는 내용을 담으면 안되냐고 묻자 담당자는 ‘의료법 때문에 절대 안 된다. 정 마음에 걸린다면 ‘촬영에 협조해주신 병원에 감사드립니다’ 정도는 괜찮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제안에 재이는 결국 광고 계약을 포기했다. 재이는 “마케팅 담당자는 뭐가 문제냐고 설득을 하다가 마지막엔 ‘광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검사비를 내야 할 것 같다’고 해 더 이상의 언쟁을 피하고 싶어 검사비 4만원을 내고 병원을 떠났다”고 전했다.

당시 구독자 8만명이었던 재이가 받은 제안은 무료로 시력교정술을 받고 영상 두 편을 올린 뒤 300만원의 영상 제작비를 받는 것이었다. 재이는 “구독자 8만 유튜버가 받는 제안이 저 정도인데, 더 많은 구독자를 가진 인플루언서가 ‘내돈내산’으로 수술받고 수술 과정, 병원 내부, 사후 관리 등을 자세히 영상으로 만든 뒤 제작비를 하나도 받지 않고 게재한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다”고 생각을 밝혔다.

약사 유튜버 ‘WanderJess재이’는 자신이 받았던 의료 광고 제안 내용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약사 유튜버 ‘WanderJess재이’는 자신이 받았던 의료 광고 제안 내용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재이는 “의료광고 특성상 다른 ‘뒷광고’와 다르게 지금이라도 (영상을 수정해)광고 표기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광고를 진행할 때 병원에서 ‘의료법에 위반되므로 광고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명확히 설명했을 것이고, 크리에이터들은 이에 동의하고 광고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영상에 병원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영수증 및 카드 결제 내역을 인증한 경우 등은 의료광고가 아닐 확률이 높으며, 병원 로비에서 해당 영상이 2차 활용돼 재생되고 있거나, 해당 유튜버의 평소 콘텐츠와 유난히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면 의료광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정보를 제공했다.

재이는 “유튜브에는 부도덕한 광고가 너무 많다. 단순히 좋아하는 유튜버가 수술한 병원이라는 이유로 결정하는 분이 없었으면 좋겠다. 수술을 결정할 땐 병원을 여러 군데 가보고, 공장형 병원은 되도록 피하고, 의사가 환자를 기억하는 병원을 고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유명 유튜버들이 광고를 하고도 이를 표시하지 않은 ‘뒷광고’ 및 광고 표시를 시청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교묘하게 표기한 ‘가이드라인 광고’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형 유튜버인 문복희, 햄지, 양팡, 상윤쓰, 나름TV, 엠브로, 보겸 등이 사과했고, 대형 MCN 샌드박스네트워크 공동 창업자이자 CCO(콘텐츠 최고 책임자) 도티 역시 관리 소홀 등에 대한 책임에 대해 사과했다. 사실과 다른 댓글 등으로 고통받던 쯔양은 은퇴까지 선언했다.

이같은 논란은 최근 며칠간 먹방 유튜버나 게임 유튜버 등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그러나 이같은 의료계 ‘뒷광고’ 논란은 의료법 위반으로 직결될 수 있기에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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