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 복귀
경영 능력 입증, 지분 확대 필요

'오너 4세'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주력 계열사 사내이사에 한꺼번에 이름 올리면 코오롱그룹은 5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로 복귀한다.  /㈜코오롱
'오너 4세'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주력 계열사 사내이사에 한꺼번에 이름을 올리면서 코오롱그룹은 5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로 복귀한다. /㈜코오롱

'오너 4세'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주력 계열사 사내이사에 한꺼번에 이름 올렸다. 이로써 코오롱그룹은 5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로 복귀한다. 

코오롱그룹 지주사인 ㈜코오롱은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함께 열린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코오롱에서 맡은 역할은 전략 부문 각자대표다.

이날 주총에선 정석화 하나원큐 여자농구단장(상근감사) 신규선임과 안병덕 부회장(사내이사)·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기존 사내이사인 유병진 윤리경영실장(전무)·옥윤석 경영관리실장(전무)·이수진 경영관리실 상무와 장다사로 사외이사 등은 2026년 3월 임기 만료까지 자리를 지킨다.

코오롱그룹 오너 일가가 ㈜코오롱 사내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는 건 2019년 이웅열 명예회장 사퇴 이후 5년 만이다. 이번에 전략 부문을 총괄하는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중장기 미래성장전략 수립과 신사업도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부회장에게는 지분 확대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그룹 최상단에 있는 지주사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계열사 사내이사로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부친인 이웅열 명예회장은 2018년 말 은퇴 발표 이후 이 부회장이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코오롱은 이사회의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상근감사를 제외한 이사회 구성원 중에서 이 부회장이 새로 들어가는 것 외에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기존에 회사를 이끈 인물들을 그대로 둔 이유는 이 부회장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코오롱은 또한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관상 이사회 소집 및 의장 권한을 대표이사에서 '이사'로 변경했다. 이전까지 이사회 의장 권한을 대표이사 또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한정했지만 정관을 변경해 이사회 소집권자를 특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정관대로 ㈜코오롱 이사회 의장 자리는 그동안 대표이사 몫으로 남아 있었다. 주목할 점은 이웅열 명예회장이 ㈜코오롱 대표이사로 재직할 때도 의장 자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는 점이다. 이 명예회장이 은퇴를 선언할 때 이사회 의장은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사장(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었다.

올해 이규호 부회장이 ㈜코오롱 전략 부문 각자대표에 앉으며 안 부회장은 지원 부문 대표를 맡기로 했다. 이 명예회장 퇴임 후 다시 대표 2인 체제로 전환한 ㈜코오롱은 대표이사뿐 아니라 이사회 이사 누구에게나 개방하며 의장 교체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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