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안랩·아톰릭스랩과 국내 디지털 지갑 서비스
웹3 기반, 간편하고 안전한 디지털 자산 관리 제공
탈중앙화 블록체인 기술과 최신 암호화 기술 적용

데이터의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Web3 기술의 발전에 따라 블록체인 지갑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 / 픽사베이
데이터의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Web3 기술의 발전에 따라 블록체인 지갑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 / 픽사베이

블록체인과 같은 탈중앙화 기술을 통해 데이터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웹(Web)3 기반 디지털 지갑. 국내 블록체인 1세대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가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web3 기반 디지털 지갑을 개발했다. 

Web3은 온라인 서비스 세대 구분으로, 정보의 양방향 제공(읽기·쓰기)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데이터를 소유할 수 있는 시대를 뜻한다. 웹페이지에서 단방향으로 정보를 제공받는 읽기 중심의 ‘web1’, 중앙화 플랫폼으로 정보를 공급받고 동시에 사용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읽기·쓰기 혼합의 ‘web2’에서 발전된 형태다. 

SK텔레콤·안랩의 블록체인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ABC)'·블록체인 전문기업 ‘아톰릭스랩' 3사가 공동 개발하는 web3 지갑은 사용자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발행된 다양한 유형의 토큰을 저장·전송·수신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지갑이다.

이를 통해 △이더리움·클레이튼 등 디지털 자산 △디지털 콘텐츠 NFT △신분증·수료증 등의 자격증명에 쓰이는 SBT 등을 담을 수 있다. 사용자는 web3 지갑을 통해 기존 보유 중인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다양한 웹3향 분산 앱(dApp) 서비스의 접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운전 면허증, 기프트 카드, 신용 카드 등을 스마트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국내 디지털 지갑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존 메타마스크가 주도하던 디지털 지갑 시장에서 국내 사용자 편의성에 중점을 둔 web3 기반 디지털 지갑에 대해 정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경제신문이 알아봤다.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정우현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정우현

— Web3,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Web3가 기존의 인터넷 산업 구조와 가장 큰 차별성을 지니는 부분은 '탈중앙성'이다. 소수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의해 갈수록 독점화되고 중앙화된 시스템으로 고착되어 가는 인터넷 산업 구조를 개별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산업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시도가 web3이다. 사용자들이 기여하는 다양한 콘텐츠와 인터넷 활동을 통해 생산되는 가치를 사용자들에게 공정하게 되돌려 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사용자들의 자발적 의사결정에 의해 운영의 규칙이 마련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기존 인터넷 비즈니스가 전부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경쟁과 공생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본다. 이러한 web3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를 이루는 것이 블록체인과 이를 개인과 연결해주는 개인 지갑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 위에 매우 다양한 서비스가 구성되고 경쟁하게 될 것이다."   

— 한국의 디지털 지갑 시장, 글로벌 트렌드와 비교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지털 지갑 시장은 아직 초보 단계다. 가장 대중성을 확보한 메타마스크 지갑이 월 3000만명의 활성사용자(MAU) 수준 정도에 있다. 전체 디지털 자산 보유자 수에 비하면 아직도 매우 적은 숫자다. 한국의 경우 가상 자산 보유자 수가 거래소 기준으로 500만명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개인 지갑 사용자 수는 극히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거래소 중심의 생태계 비중이 너무 큰 탓이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상 자산을 보유하고 사용하는 사용자가 늘어야 제대로 된 블록체인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다.

Web1,2,3의 기능별 차이점 /여성경제신문
Web1,2,3의 기능별 차이점 /여성경제신문

— SK텔레콤과 디지털 지갑을 공동 개발하게 되었는데, 접촉 과정은?

"SK텔레콤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과 작년부터 시큐어 MPC(Secure MPC) 지갑 기술과 관련, 타당성 검토 및 기술 검증을 진행했다. SK텔레콤과 안랩의 경우 작년 말부터 진지하게 공동 사업 추진을 논의해 왔고, 올해 초부터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 여전히 '메타마스크'가 디지털 지갑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차별성이 있을지?

"메타마스크는 사용자 웹 브라우저 저장소에 개인 키가 존재한다. 따라서 해커가 개인 키를 탈취할 경우 사용자의 디지털 자산은 해커가 마음대로 이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한 사용자는 계정을 분실했을 때를 대비해 복구를 위한 12개의 단어(mnemonics)를 보관해야 한다. 만약 이 단어를 분실할 경우 복구가 불가능하고 소유자 사망 시, 디지털 자산의 상속도 불가능해진다. 반면 SK텔레콤과 추진하는 Secure MPC 지갑은 웹 브라우저에 개인 키의 조각이 저장되므로 해커가 이를 탈취하더라도 디지털 자산을 이체할 수 없다. 사용자가 자신의 개인 키 조각을 분실할 경우 SK텔레콤의 철저한 본인 인증을 통해서 SK텔레콤과 안랩이 가진 개인키 조각들로부터 사용자의 개인키 조각을 복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용자 사망 시 상속인의 법적인 인증을 통해서 디지털 자산의 상속도 가능하다는 것이 메타마스크와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닐까 싶다." 

— 서비스명은 'ABC 월렛'이라고 들었다.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확장하고 싶은 서비스가 있을지?

"지금은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성을 강화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몇 가지 확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는 있으나 아직 검토 중인 단계이므로 공개하기는 어렵다. 공개 준비가 되면 사전에 상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web1,2,3 별 주요 플랫폼 /글로벌데이터
web1,2,3 별 주요 플랫폼 /글로벌데이터

— 앞서 KB국민은행과 커스터디 서비스(디지털 지갑)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다만 규제 불확실성 문제로 기대했던 그림은 그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ABC 월렛은 개발 시 규제로 인한 장애물의 영향이 있을지?

"KB국민은행 등 라이선스가 중요한 금융사의 경우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만, 통신 등의 다른 산업에서는 비교적 업무 추진이 자유로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디지털 자산과 개인 키를 다루는 사업이므로 특금법 등의 규제 변화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 ABC 월렛 개발을 통한 로드맵과 궁극적인 목표는?

"중앙화된 거래소 계좌에 투자목적으로 디지털 자산을 보유한 사용자들은 Web3 세상을 누리기 힘들다. 한국에서 많은 수의 사용자들이 개인 지갑을 보유하고 여기에 디지털 자산을 가지게 된다면, web3의 발전에 큰 도약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일단 2023년까지 1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세계 최대의 사용자 베이스를 토대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Web3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 정 대표는 국내 디지털 자산 분야에 헌신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계속해서 제기되는 디지털 자산 신뢰 문제, 어디까지 확보됐을 거라 보는지?

"디지털 자산 신뢰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향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더 안정화하고 보안성을 높이는 것이다. 여러 가지 상태의 시장 검증을 활발하게 거치게 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을 위한 기존 금융 규제의 여러 가지 효과적인 장치를 디지털 자산 분야에 적용하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중앙화된 시스템에 최적화된 방법론과 기존 금융 시스템의 이해관계에 의해 구조화된 규제 방법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닐 수 있다. 디지털 자산을 이용한 다단계나 직접적인 사기 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산업적 특성에 맞는 규제안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참여자의 대화와 협의를 통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디지털 자산을 대상으로 하기는 하지만, 불투명한 운영을 하는 중앙화된 주체가 개입된 거래소, 대출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기존 규제 장치를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 디지털 자산의 경우 도난과 스캠, 해킹 문제가 여전한데 제도적인 투자자 보호는 어디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는지?

"탈중앙화 생태계에서는 개인 자산의 최종적인 보호 주체는 각 개인이다. 여러 가지 도난과 해킹의 위험이 많이 있지만, 원칙 자체를 포기하고 다시 중앙화된 주체가 개인 키를 일괄적으로 보관하게 된다면, 이것은 산업적인 발전을 역행하는 것이다. 다만 개인이 손쉽게 해킹하는 것을 방지하고 유사 시 복구를 지원하는 여러 가지 시스템적인 지원은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다. 개인이나 기업이 당장 활용하지 않을 큰 금액의 자산을 커스터디 사업 주체가 대신 관리하게 하고, 이 사업 주체를 다시 금융 규제를 받도록 하는 장치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장치가 될 수 있다." 

— 향후 ABC 월렛을 사용할 고객 또는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본인 인증만으로 지갑을 복구할 수 있다는 것은 한국처럼 본인인증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거래소 계좌에만 의존하지 말고 이제는 ABC 월렛을 통해서 다양한 web3 서비스들을 경험해 보기를 권해 드린다. 소액의 금액으로도 접해 볼 수 있는 많은 web3 서비스가 계속 많아지게 될 것이다. 다양한 web3 서비스 경험은 앞으로 발전하게 될 산업적 방향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게 하고, 이후 보다 현명한 투자를 위한 결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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