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비서실장 역임에 운 소진한 임종석
한발 물러나 미래 설계 다시 해야

임종석은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 초 임종석의 인기는 압도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종석을 가장 아끼는 정치인 중 하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친문 성향의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서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보다 더 주목받았다. 많은 국민도 임종석을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여겼다. 80%를 넘나드는 문재인 정부 국정 지지율과 함께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의 몸값도 하늘 높이 치솟았다. 롤러코스터 같은 임종석의 관상(觀相)과 운명을 분석한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관상을 논하기 전에 미리 말해 둘 게 있다. 필자는 그동안 임종석의 관상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다. 뉴스 메이커임에도 칼럼에서도 다룬 적이 없다. 언론 인터뷰에서는 단 한 번 짧게 언급한 게 전부다. 그 이유는 대통령 비서실장 이후가 암울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필자가 유력 대권주자, 정당 대표, 유명 정치인, 저명인사, 재벌 회장, 경제인, 이슈의 중심인물임에도 그들의 관상을 소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장점보다 단점이 지나치게 많은 관상이거나, 혹은 당시에는 큰 권력과 큰 재물을 손에 쥐고 있더라도 오래 못 갈 인물이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가능한 언급을 삼간다. 괜히 잘 나가고 있는 사람한테 부정적인 미래를 논해 실망감을 주기 싫어서다. 임종석도 그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이제는 임종석의 운이 내려올 만큼 충분히 하락했다. 현재 임종석 자신의 정확한 상황을 직시하는 것이 맛은 쓰겠지만 약(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임종석이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으로서 연일 언론에 대서특필 될 때 여러 언론인과 정치인들이 필자에게 여러 차례 물어 본 내용이 있다. 임종석이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 또한 왜 저렇게 잘나가는지를 궁금해하기도 했다. 그중에는 암묵적인 경쟁자도 있었고 차기 대권을 거머쥘 인사가 누군지 미리 알고 싶은 언론 인사도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필자에게 "임종석이 다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이 집중됐었다. 필자는 단칼에 "NO"를 외쳤다. 임종석은 대권후보가 되기 어렵다고 단언했더니 한결같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이유에 대해 필자는 이렇게 답했다. "임종석은 자신의 운을 지금 비서실장을 역임하면서 다 소진하고 있다. 그런 인물이 어떻게 대권후보가 되느냐. 어림없는 소리"라고 단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임종석이 2019년 1월 비서실장을 그만두고, 2019년 4월에 치러질 21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모든 언론에서 다시 임종석이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했다. 전과 동일하게 여러 곳에서 임종석의 당선 가능성을 물어왔다. 필자는 그 때 이렇게 답했다. "임종석은 종로든 어디든 공천받기 힘들 겁니다. 만에 하나 공천을 받더라도 당선되기는 더더욱 어려울 겁니다", "더욱이 종로는 현재 정세균 의원의 지역구인데, 정세균 의원이 마지막까지 지역구를 넘기지 않고 버틸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임종석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 후 2022년 2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종로구 보궐선거에 임종석이 출마한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민주당이 무공천을 결정해 임종석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운명의 아이러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주당의 공천배제 재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주당의 공천배제 재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시 올해 4월 10일에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임종석이 또다시 언론의 이슈가 됐다. 언론인들은 물론 여러 정치인이 필자에게 중구·성동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던 임종석에 관해 물어왔다. 아무리 자신의 전 지역구라고 해도 중구·성동구갑에 공천받기 힘들 것이고 설령 출마해도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재명 당 대표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공천받기 힘들 거라는 필자의 말에 모두 의아해했다.

한 달 후쯤 민주당 공관위가 임종석을 컷오프 했다는 뉴스가 떴다. 이 같은 결정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했다고 언론에 보도됐다. 컷오프 소식 후 필자에게 임종석의 운명을 미리 전해 들은 인사들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이제 임종석이 출마를 못하게 됐으니 중구·성동구갑 판세는 또다시 달라질 것이다.

임종석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처럼 비서실장 당시 자기 권력의 운을 다 써버렸다. 그래서 필자가 비서실장 재임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임종석은 대권은 고사하고 국회의원 배지 달기도 어렵다'고 본 것이다.

지금 임종석의 운이 약해진 건 사실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재명 대표마저 임종석을 버린 꼴이다. 한 번 솥뚜껑을 열어 김이 빠진 밥은 다시 압력이 찰 때까지는 배고파도 기다려야 한다. 짧은 기간에 권(權)과 행(幸)의 기운을 지나치게 소비한 임종석은 이런 자연의 원리와 섭리를 이해해야 한다.

임종석은 당분간 한발 물러나 자신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게 옳다. 봄이 오는 시기를 기다릴 줄 아는 자가 현자다. 그게 아니라면 일시적으로 이낙연 전 총리가 이끄는 새로운미래당으로 옮기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만약 그 속에서 당선된다면 큰 파괴력을 지닌 에너지를 단기간에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후에 재도약을 시도할 수 있다.

민주당에 잔류하더라도 총선 전이나 후나 임종석의 권한과 할 일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자신의 바람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거처를 잠시 옮기는 것도 운(運)을 바꾸는 방법 중 하나다. 본인의 선택이 향후 10년을 좌우할 것이다.

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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