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19인치 흑백 TV, 당시 6달 월급
전문가, "보존 상태 좋으면 인기 높아"
LG 공장 있는 창원시도 "관심 있다"

금성사 'VD-191'은 한국 최초 19인치 흑백 텔레비전으로 2013년 국가등록문화재에 지정됐다. /문화재청
금성사 'VD-191'은 한국 최초 19인치 흑백 텔레비전으로 2013년 국가등록문화재에 지정됐다. /문화재청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한국 최초 19인치 흑백 텔레비전 금성사 'VD-191'이 56년 세월을 머금고 경매에 출품돼 세상 앞에 섰다. 50여년 간 세월 묻은 흔적과 함께 값도 올랐다. 

6일 골동품 전문 경매사 코베이옥션은 국내 최초 텔레비전 'VD-191'이 온라인 경매에 나왔다고 밝혔다. 가격은 출시가보다 약 416배 오른 2500만원부터 시작한다. 7일 오후 6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 경매로 주인을 찾는다. 현 소유자는 공개되지 않았다.

금성사가 당시 신문에 낸 광고에 따르면 텔레비전 VD-191은 6만5310원으로 5개월 혹은 10개월 월부로 구입할 수 있었다. /LG전자
금성사가 당시 신문에 낸 광고에 따르면 텔레비전 VD-191은 6만5310원으로 5개월 혹은 10개월 월부로 구입할 수 있었다. /LG전자

VD-191은 '금성사'가 1966년 8월 500대 한정 출시했다. 191이라는 모델번호는 19인치로 제일 먼저 만들어졌다는 의미를 지녔다. 금성사가 당시 신문에 낸 광고에 따르면 텔레비전 VD-191은 6만5310원으로 5개월 혹은 10개월 월부로 구입할 수 있었다. 당시 1만원을 웃돌던 월 평균 소득과 2500원 정도인 쌀 한 가마니 가격과 비교했을 때 해당 텔레비전은 당시에도 고가였다.

문화재청은 해당 TV가 △회로기술·통신기술 등의 복잡성 △낙후된 전자통신 기술·산업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점을 들어 2013년 8월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이어지는 2016년에는 국립중앙과학관이 선정한 '보존가치 높은 10대 제품'에 현대자동차 포니1과 함께 선정되기도 했다.

4월 7일 온라인 경매에 출품된 금성사 VD-191 /코베이옥션
4월 7일 온라인 경매에 출품된 금성사 VD-191 /코베이옥션

익명의 문화재 전문가는 여성경제신문에 "골동품 수집가들 사이에선 가끔 나오는 제품이긴 하나 보존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있는 정도 제품은 찾기 어렵다. 실제 상태에 따라 인기도가 갈리겠지만 시작가로 미루어 볼 때 보존상태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베이옥션 측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기존에 나왔던 골동품 TV는 수리된 부품이 들어가 있어 유실된 요소가 있었다면 이번에 나온 VD-191은 출품자로부터 순정부품으로 구성됐다고 안내 받았다"며 "특히 연보라색 화면보호기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같은 기종의 제품도 조회수가 천 단위를 오가면서 기존의 다른 경매품보다 월등히 높았다"며 "참여를 못 하신 분들이 마감 후에 연락이 오는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성사 TV 생산공장이 있었던 창원시도 이번 경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창원시는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산업·노동 역사를 테마로 한 '창원 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LG전자도 창원시에 유물급에 해당하는 다양한 전자제품을 기증한 바 있다. 

창원시 문화유산육성과에서 박물관 건립 업무를 총괄하는 전만희 담당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당시 금성사 창원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에 한해 기증을 받거나 입찰 공고를 내는 등 유물 확보를 추진 중"이라며 "경매에 참여하긴 어려워도 22년 3월에 유물 구입 공고가 나간 바 있어 해당 TV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명판에 공장 주소지가 창원으로 명시돼 있어야 창원 박물관 소장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소셜홍보팀 측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창원시에 유물을 기증했는지 여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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