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영향력 무시 못 할 수준
보안상의 이유 강제 퇴출 준비 중
작년 1년 커머스로 21조 벌어들여

틱톡이 미국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틱톡 로고 이미지
틱톡이 미국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틱톡 로고 이미지

지난 13일 미국 하원이 '틱톡'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틱톡이 미국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 틱톡 사용자는 1억7000만명으로 미국 내 틱톡의 영향력이 막강한데, 이런 틱톡이 퇴출당한다는 게 가능한 시나리오일까?

답은 Yes다. 인도의 예시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인도의 경우 이미 2020년에 틱톡을 영구적으로 금지했다. 틱톡 이용자가 1억5000만명에 달했던 인도는 중국과 국경 갈등이 격화하자 틱톡뿐 아니라 위챗 등 중국 앱 50여 개를 영구적으로 퇴출했다.

인도는 국경 갈등이 큰 원인이었는데 미국은 어떤 이유로 틱톡을 퇴출하려고 하는 것일까.

먼저 ‘보안’ 상의 이유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바이트댄스가 중국 정부에 예속돼 있으며, 미국 틱톡 사용자의 데이터를 중국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즉 미국의 ‘국가 안보’ ‘데이터 보안’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가 틱톡 퇴출의 공식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제기되고 있는 틱톡 퇴출의 이유론 미국에서 틱톡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틱톡이 작년 한 해 커머스로 벌어들인 돈만 해도 21조다. ‘틱톡의 경쟁사는 타 소셜미디어가 아닌 E커머스 업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에서 틱톡의 영향력은 소셜미디어를 넘어 E커머스를 위협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미국의 기업은 중국 정부의 검열 정책에 따라 2009년부터 미국 내에서 영향력을 끼치긴커녕 활동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중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 이렇게 영향력을 끼치는 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생각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틱톡이 미국에서 퇴출당한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먼저 미국 음악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틱톡은 특히 음악산업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틱톡을 통해 신인 아티스트가 빌보드 차트에 오르고, 과거 발매된 곡이 틱톡에서 다시 인기를 끌어 빌보드 차트에 재진입한 사례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영향력을 인지해 빌보드는 ‘틱톡 톱 50’ 차트까지 만들기도 했는데, 틱톡이 퇴출당하면 아티스트들은 새로운 음악 홍보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다. 틱톡과 비슷한 릴스와 쇼츠가 이를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릴스와 쇼츠는 ‘음원 챌린지’ 문화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사람들은 완벽함을 요구하는 인스타 피드에 부족하지만 재미있게 찍은 음원 챌린지 영상을 올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숏츠 역시 콘텐츠를 만들기보다 ‘소비’하는 입장이 많기에 릴스와 쇼츠에 ‘자발적인 댄스 챌린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고 음원 시장은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변화론 틱톡 크리에이터의 플랫폼 이동으로 인해 릴스 쇼츠 등 미국 내 타 플랫폼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다. 또 타 플랫폼들은 틱톡커들을 영입하기 위해 유인책으로 보상, 즉 '돈'을 많이 뿌릴 것이다. ‘크리에이터 영입 전쟁’의 서막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틱톡이 퇴출당하면 이는 더 심화할 것이다.

이 틈을 타 새로운 숏 비디오 플랫폼이 나타나게 될 가능성도 크다. 틱톡의 자리를 대신하면서도 '보안'을 철저하게 약속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나올 수 있다. 틱톡이 퇴출당하면 이에 경각심을 갖게 되어 타 플랫폼에도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해 보다 엄격한 규정 및 감독 조치를 제정하려는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틱톡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틱톡이 미국에서 퇴출당하고 미 동맹국들도 이에 동참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미국이 정부 내 모든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자 영국 호주 등도 잇따라 비슷한 조처를 했던 사례가 있다. 미국 퇴출 후 미 동맹국들이 이에 동참한다면 틱톡엔 치명타가 될 것이다.

틱톡 퇴출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은 어떨까? 미국 틱톡커와 소상공인들은 틱톡 금지가 생계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며 '틱톡 퇴출 반대 시위'를 진행 중이다. 반면 관련 기사 댓글을 통해 일반 대중의 반응을 살펴보면 ‘틱톡이 금지되었으면 좋겠어’ 댓글에 좋아요가 가장 많이 달렸다.

틱톡을 통해 식물을 판매하는 브랜든 허스트(30)는 “틱톡을 금지하면 저를 포함한 많은 소상공인들이 가게 문을 닫을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소상공인에게도 피해를 줄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틱톡 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난다는 지적 또한 제기되었다. 많은 미국인들은 틱톡을 통해 본인의 의견을 표출하고 있는데 틱톡 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막는다는 의견이다.

필자는 크리에이터로서 ‘미국 틱톡 퇴출 위기’ 상황을 지켜보며 몇 가지 교훈을 상기했다. 첫째로는 ‘플랫폼’ 하나에 의지하는 것엔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틱톡뿐 아니라, 최근 한국 ‘트위치 서비스 종료’의 사례에서도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플랫폼 하나에 의지했던 크리에이터들은 한순간에 자신의 생계 수단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

이러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크리에이터는 이에 대비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팬을 모았으면 다른 플랫폼도 팔로우하게 하는 등 리스크 헷징을 해야 한다.

이와 연관된 두 번째 교훈은 이제는 크리에이터가 '스스로의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플랫폼 자체가 사라질 위기와 더불어 크리에이터는 영문도 모른 채 ‘알고리즘’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고 채널이 죽어버릴 위기를 항상 갖고 있었다.

이제 인스타, 틱톡 등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나의 커뮤니티를 모으는 하나의 광고판’으로 생각하고 스스로의 플랫폼을 만들어 커뮤니티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그렇게 크리에이터는 스스로의 플랫폼을 만들고 키움으로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팬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성공을 개척해야 할 때다.

틱톡의 운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원에 통과된 해당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고 대통령 서명까지 거쳐 발효되면 틱톡 미국 법인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앞으로 6개월 이내에 틱톡을 매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틱톡은 미국 내 앱스토어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틱톡의 ‘몸값’, 즉 기업 가치는 무려 600억 달러(약 80조원) 이상이라고 평가되는데 80조 이상 기업을 6개월 안에 팔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렇기에 사실상 퇴출당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운명은 아직 알 수 없다.

운명의 시간이 올 때까지 틱톡 크리에이터들은 재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이다. 플랫폼 다각화와 더불어 나만의 플랫폼을 만들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일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과거의 영광은 다시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갔을 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끊임없는 ‘변화’에 적응해야 하며 새로운 ‘생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것은 비단 틱톡 크리에이터만 기억해야 할 교훈이 아니다. '인생의 여러 변수'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기에 우리가 모두 기억해야 할 교훈이다.

위기 속에서 도약이 일어나기도 한다. 위기의 틱톡과 크리에이터들은 과연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 나갈 것인가, 함께 지켜보자.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허영주 크리에이터

성균관대학교에서 연기예술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걸그룹 ‘더씨야’, ‘리얼걸프로젝트’와 배우 활동을 거쳐 현재는 팬덤 640만명을 보유한 글로벌 틱톡커 듀자매로 활동하고 있다. <2022콘텐츠가 전부다> 책을 썼고 현재 동서울대학교 엔터테인먼트 경영과 외래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다재다능한 ‘슈퍼 멀티 포텐셜라이트’로서 여러 채널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설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한평생 내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이 되어 열정적으로 살아보기’를 실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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