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까지 찾아가 자진사퇴 설득했지만 실패...격론 끝에 7대2 가결

7대2. KB금융 이사회가 심야 이사회를 개최한 끝에 임영록 회장을 전격 해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외이사들은 임 회장의 집까지 찾아가 자진사퇴를 설득했지만 임 회장은 끝내 이를 거부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17일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금융위원회에서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해임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사회는 임 회장의 해임안을 놓고 밤 늦게까지 격론을 벌였다. 당초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 형식으로 열렸지만 곧 이사들의 전원동의로 정식 이사회로 전환했다.

사외이사들은 조직의 안정과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 회장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하지만 일부 이사들은 "명백한 잘못이 없는 임 회장을 해임하는 것은 관치금융에 지나지 않는다"며 반대했다. 결국 해임안을 통과시키기 전 다시 한번 임 회장에게 스스로 물러날 기회를 주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최종의결을 미뤘다.

이후 일부 이사들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임 회장의 자택을 방문해 자진 사퇴를 설득했으나, 임 회장이 거부했다.

이에따라 이사회는 자정쯤 서울 을지로 KB금융지주 본사로 자리를 옮겨 회의를 속개해 7대 2로 임 회장의 해임안을 가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의 해임 결정으로 3개월 후에 KB금융 회장 자리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임 회장의 뜻도 꺾이게 됐다.

전날 임 회장이 금융위원회의 직무정지 처분에 대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과 본안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날 이사회의 해임 의결로 임 회장의 대표이사직 복귀는 불가능해졌다.

한편 임 회장은 이 같은 이사회의 결정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나갈 뜻을 밝혀 금융당국과의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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