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찰의 시대, 결국 저물 것” [전문]
檢, 추미애에 ‘반발’ 윤석열 ‘옹호’ 분위기인데···‘소신 발언’
검찰 내 ‘소신파’로 알려진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26일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이고, 우리 사회는 또다시 나아갈 것”이라고 직격했다.
임 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이 밝히며 “그게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역사”라고 말했다.
그는 울산 근무 시절 일몰 풍경을 본 경험을 언급하며 “검찰이 감당하지도 못하는 권한을 움켜쥐고 사회 주동세력인 체 하던 시대는 저물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감당하지 못하는 권한을 흔쾌히 내려놓고 있어야 할 자리로 물러서는 뒷모습이 일몰의 장엄함까지는 아니어도 너무 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었다”면서도 “하지만 그럴 리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검찰을 겨냥해서는 “그릇에 넘치는 권한이라 감당치 못하니 넘치기 마련이다”라며 “부끄러움을 알고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안 됐을 테니 부딪히고 깨어지는 파열음이 요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검찰 내부에서는 지난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배제 조처한 것을 두고 거센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당초 너무도 많은 권한을 지니고 있었다며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임 검사는 “검찰 구성원이라 속상하지만 의연하게 일몰을 맞으며 내일을 준비하겠다”고 자신의 다짐을 말했다.
다음은 그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울산에 근무할 때,
간절곶에서 해 뜨는 걸 보고 출근하곤 했습니다.
바다를 사랑하기도 하고
일출의 장관은 경이롭기까지 하니
새벽 눈이 절로 떠져
즐겁게 동해로 향하여
간절하게 아침을 맞았습니다.
서울에 오니 일출 보기가 난망해졌지만,
해 지는 바다는 더러 보겠다 싶었는데,
바쁘기도 하고
바다가 멀어져
마음 같지가 않네요.
늘 목이 마릅니다.
상경 후 해 지는 바다를 2번 보았습니다.
결코 쓸쓸하다 할 수 없는, 제 몫을 다한 해의 뒷모습을,
그 달궈진 몸을 품어 식혀주는 바다의 넉넉함을
옷깃을 여미며 하염없이 바라보게 되지요.
검찰이 감당하지도 못하는 권한을 움켜쥐고 사회 주동세력인 체 하던 시대는 저물어야 합니다.
우리 검찰이 감당하지 못하는 권한을 흔쾌히 내려놓고
있어야 할 자리로 물러서는 뒷모습이
일몰의 장엄함까지는 아니어도
너무 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었습니다만,
그럴 리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릇에 넘치는 권한이라 감당치 못하니 넘치기 마련이고,
부끄러움을 알고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안 되었을 테니
부딪치고 깨어지는 파열음이 요란할 밖에요.
그럼에도,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이고,
우리 사회는 또다시 나아갈 겁니다.
그게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역사거든요.
검찰 구성원이라 속상하지만,
의연하게
일몰을 맞으며
내일을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