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의 뛰어보자 폴짝!]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든 주부 창업자와 BTS 

코로나19때 병원내에 커피숍 창업한 여성 '따뜻함' 무기로 안착 성공 BTS, '음악으로 전세계 아미들 위로하자'는 마음에 발표한 노래 '대박'

2020-09-30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필자인 이경희 한국창업잔략연구소장은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자문위원과 세종사이버대 겸임교수, 여성부 창업멘토 등을 역임한 창업컨설팅 업계의 스타다.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극심하던 시기였다. 그런데 그 시기에 중요한 일을 벌인 사람들도 있다. 모두가 망한다고 하던 때 창업을 한 사람도 그 부류에 속할 것이다. 

메르스나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발생하면 가장 꺼려지는 장소 중 하나가 병원일 것이다.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크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와 간호사들은 그 곳이 삶의 터전이다. 환자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김정희 씨(51세)는 많은 사람들이 병원 방문을 가급적 피하던 올해 5월 15일 병원 안에 커피베이를  창업했다. 그리고 불과 4개월만에 그 커피숍을 환자들과 병원 근무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랑방이자 힐링 쉼터로 만들었다.

코로나19 시대에 병원에서 커피베이를 창업한 김정희 씨는 따뜻함이 있는 사랑방으로 카페를 운영하면서 자리 잡기에 성공했다./사진=이경희

 

20년 가까이 글쓰기 강사를 하던 김정희 씨가 커피숍 문을 연 때는 이태원발 집단감염 발생으로 신천지교회 사건 이후 다시 사람들이 위축되던 시기였다. 하루 앞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설령 적자가 나더라도 배우는 게 있을 것이다, 최대한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 안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병원에서 안타까운 환자들의 사연을 알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고객을 비롯해 병원 커뮤니티를  챙기기 시작했다. 전쟁터 같은 병원에서 땀 흘리는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환자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커피숍이 되자고 결심한 것이다. 

매장 고객들을 따뜻하고 세심하게 배려하기 시작했다. 단골 중 간암수술을 두 번 받은 70대 할머니가 있다. 매일 음료와 빵을 사가는 그 할머니를 위해 된장과 매실을 드렸더니 어느 날 네잎클로버를 곱게 말려서 김정희 씨에게 내밀었다. 한 쪽 손가락이 다 없는 환자가 있다. 대장암 수술도 하고 손가락 수술만 30번 넘게 한 그 환자를 위해 김정희 씨는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챙겨주기도 한다. 간호사들도 고충을 토로하며 김정희 씨와 소통한다. 

아르바이트생들이 기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테이크아웃 커피점과 달리 코로나19로 살벌하던 시기에 병원에 ‘따뜻함’이 있는 사랑방이 탄생한 것이다. 그래서 불과 4개월 만에 김정희의 매장은 병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장소로 자리잡았다. 

내 경우 하필이면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던 3월에 뮤지컬 공연을 보게 됐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훨씬 이전에 티켓을 구매했던 것이다. 공연은 강행됐고 관람을 포기할 수가 없어서 ‘하필이면 이 시기에··· 코로나19가 터졌을까’라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그 무렵 우리 회사는 개설이 예정돼 있던 교육 프로그램을 기약 없이 연기한 상태였고, 만에 하나 교육이 재개될 경우를 대비해 나는 가급적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바이러스 노출 위험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공연장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을 보면서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하던 일을 계속 유지하는 직업인들에게 존경심을 품게 됐다. 누군가는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많은 것을 포기하는 시기에 의사, 간호사는 물론이고 공연장 스태프들을 비롯해 백화점, 마트, 음식점 등 수많은 일터에서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코로나19에 아랑곳하지 않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꿋꿋이 자신들의 일터를 지키고 있다. 

내년 상반기쯤 개발 중인 백신의 안정성이 입증되면 코로나19는 극복될 것이다. 하지만 언제 또 다른 바이러스가 우리를 위협할지 모른다. 세상은 이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언택트 관계, 온택트 소통이 일반화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코로나19로 실직하거나 계획을 포기한 사람이 무수히 많다. 사업이 무너지고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기업들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럴 때 김정희 씨가 병원 커뮤니티에 전하는 ‘사랑’은 절망에서 우리를 건져내는 또 다른 힘이 아닐까?

코로나19로 모든 계획이 산산조각난 대표적인 사례가 방탄소년단이다. 국가간 봉쇄와 코로나19 확산으로 방탄소년단은 올해 계획된 글로벌 투어를 모두 취소해야 했다. 화나고 좌절하고 우울했던 BTS 멤버들이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모은 것은 ‘자신들이 가장 잘 하는 음악으로 전세계 아미들을 위로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다이너마이트Dynamite’는 빌보드핫100 1위를 두 번 기록했고, 2주간 2위로 내려갔다가 다시 1위를 탈환하는 엄청난 기록 행진을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에 했던 UN총회 연설에서 “삶은 계속될 것이다. 함께 살아내자(Life goes on, Let’s live on)”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코로나19 보다 더 큰 위기가 오더라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런 위기는 우리를 두렵게 하지만 그 두려움을 무장해제 시키는 힘도 있다. 성공의 크기는 다르지만 김정희 씨나 방탄소년단의 진심은 동일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이 소장은 세종대MBA, 동국대MBA, 경희사이버대 호텔외식MBA,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등에서 겸임교수로 창업과 프랜차이즈, 신사업 전략 등을 가르쳤으며 여성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창업멘토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공식 프랜차이즈 CEO교육 과정인 KFCEO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창업컨설팅계의 스타다. 네이버,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부자비즈 창업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CEO의 탄생’ ‘내 사업을 한다는 것’ ‘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베스트 창업아이템100’ ‘유망사업정보(탈 샐러리맨 전략)’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