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 쏟아진 소주 박스·병 파편 비 맞으며 청소한 고교생들 화제

재단법인 경상북도교육장학회, 선행학생 9명에 장학금 10만원씩 주기로 포항 세명고 1~3학년생들…미담 올린 경찰청 유튜브는 조회수 228만회

2020-09-18     백영건 기자
소줏병을 싣고 가던 트럭이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면서 소줏병과 소주 박스들을 도로에 떨어뜨리고 있다./포항북부경찰서 유튜브 화면 캡처.

 

도로 위에 쏟아진 소주 박스와 소줏병들의 파편을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청소하여 교통사고를 막고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한 9명의 고등학생들이 장학금을 받는다.

재단법인 경상북도교육장학회는 18일 경북 포항 세명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선행 학생 9명(3학년 박유빈 이동환 안성진 조유나 한선규, 2학년 김재환 정지웅 황태민, 1학년 황유빈 학생 등)에게 각각 장학금 10만원과 장학증서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우산을 접고 비를 맞으며 자발적으로 모여 소주 박스와 유리 파편들을 주워 도로 바깥으로 옮겨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가 됐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7월 23일 오후 5시쯤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젊음의 거리 인근에서 주류를 운반하던 트럭이 좌회전을 하다 술병을 담은 상자 20여 개를 떨어뜨렸다. 깨어진 술병들과 술병 상자들은 순식간에 도로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도로에 떨어진 술병 상자와 깨어진 유리 파편들은 그냥 방치될 경우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흉기였다. 

교차로 근처를 지나던 포항 세명고등학교 학생 9명이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쏟아진 소주 박스와 소줏병 파편들을 치우고 있다.

 

그런데 이 때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고등학생 3명이 우산을 접더니 주저없이 현장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트럭 기사를 도와 도로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이번엔 여고생들이 포함된 고등학생들이 다른 방향에서 달려와 도로 정리에 가담했다. 학생들 수는 점점 불어나 9명이 청소에 가담했다. 얼마 뒤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든 시민들과 경찰관이 나타나 남은 찌꺼기들을 쓸어담아 도로는 깔끔히 정리됐다. 학생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장시간 교통 통행이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포항북구경찰서는 2차 사고 예방과 교통 소통 회복에 기여한 학생 9명에게 표창장과 부상을 수여하며 격려했다. 
경찰청이 이들의 선행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18일까지 조회수 228만명을 기록하고 응원댓글 5700여 개가 달렸다. 네티즌들은 "어른들보다 낫다" "순수한 인간 본연의 심성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간만에 아름다운 뉴스네요~ 아직은 그래도 참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등의 댓들을 달며 학생들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