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법인 66.5% '여성 임원 한 명도 없다'

여가부, 상장법인 성별 임원 현황 발표 2조 이상 자산 기업, 67% 女임원 선임 근로자比 남녀 임원 격차 7.3배

2020-07-01     박철중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 모습 / 연합뉴스

국내 상장법인 중 여성 임원이 1명 이상 있는 기업은 10곳 중 3곳에 불과하고, 반면 자산 2조원 이상 가진 기업은 10곳 중 7곳이 여성 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여가부)가 발표한 '상장법인 전체 성별 임원 현황 조사'를 1일 살펴본 결과, 올해(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전체(2148개) 기업 중 여성 임원이 1명 이상 있는 기업(여성 임원 선임 기업)은 33.5%로 나타났다. 이 중 자산 총액 2조 이상 기업(147개)의 경우 여성임원 선임 기업 비율은 66.7%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여가부 장관이 공공기관과 상장법인의 성별 임원 등에 대해 조사·결과를 공표할 수 있는 양성평등기본법과 자산 총액 2조 이상 기업의 이사회 이사를 전원 특정 성으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는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이루어졌다. 

이번에 집계된 전체 상장법인 기업과 2조 이상 자산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작년과 비교해 각각 1.4%p(포인트), 6.8%p 늘어난 수치이다.

구체적으로 성별 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여성 임원 선임 기업은 작년 대비 55개 증가한 720개로 나타났다. 2조 이상 기업 중 여성 임원 선임 기업은 98개이고, 여성 임원은 4.5%인 397명으로 조사됐다.

여가부는 지난해에 비해 여성 임원 비율이 다소 늘어난 것에 대해 "자본시장법 개정(올해 2월)이 기업의 여성 임원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성별 근로자 대비 임원 현황에서는 전체 기업의 여성 근로자는 40만8336명(근로자 중 25.5%)이며, 여성 임원은 1395명으로 여성 근로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0.3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 근로자는 119만137명으로 남성 임원은 2만9402명으로 남성 근로자 대비 남성 임원 비율은 2.47% 수준을 보였다.

이는 전체 기업의 여성 근로자 293명당 여성 임원 1명, 남성 근로자 40명당 남성 임원 1명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성과 남성의 근로자 대비 임원 비율의 성별 격차는 7.3배인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별로 보면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곳은 교육 서비스업 15.1%로 가장 높았고, 협회·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 10.0%,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9.6%,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8.1%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62.1%)의 여성 임원 비율은 4.0%로 전체 산업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자산 총액 2조 이상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여성 임원 선임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성별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에 맞게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