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2020] 봉준호 감독 ‘기생충’ 작품상까지...‘영화계 역사 새로 쓰다’

2020-02-10     이연주 기자
사진=연합뉴스

 

영화감독 봉준호가 영화계 역사를 새로 썼다. 아시아 감독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6개 부문에 후보에 오른 것도 모자라,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최우수작품상까지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그야말로 최초, 최초, 최초의 연속이며 한국 영화를 넘어 전 세계 영화계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이었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영화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은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0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했다.

‘기생충’은 지난해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생충’의 질주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제77회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제 72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에 이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개의 상을 휩쓸었다.

특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1929년부터 매년 이어져왔지만, 시상 내역이 미국적 사고방식에 편향돼 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때문에 아시아 영화의 ‘기생충’의 수상은 전 세계 영화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최초, 심지어 뿐만 아니라 9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영화가 수상한 것 또한 최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수상작품부터 여러 차례에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작품 선정에서는 각 부문 해당 회원들이 투표로 후보작품을 뽑고, 다시 3000여명의 아카데미 회원 전원이 투표로 수상작품을 결정한다.

봉준호 감독은 앞서 감독상을 수상하고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는 “좀 전에 국제영화상을 수상하고 오늘 할 일은 끝났구나 했다. 너무 감사하다”며 “어렸을 때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책으로 봤지만, 그말을 한 분은 마틴 스코세이지다”라며 존경하던 마틴에게 경의를 표했다.

마틴 스코세이지의 이름이 호명되자, 객석에 있던 배우, 관객들이 기립해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 중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봉준호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