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수천명 모여 총장 사퇴 촉구 집회, "사퇴가 사과다"

이대생들 2차 시위, 마스크 끼고 "해방이화 총장사퇴" 등 구호

2016-08-11     이유진 기자
▲ 이화여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양문숙 기자 photoyms@seoulmedia.co.kr

대학 본관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지난 10일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농성 학생들은 농성 14일째인 이날 오후 8시 졸업생들과 함께 학생측 추산 3만5550명·경찰 추산 3500여명이 신촌 캠퍼스에 모여 점거 이후 두 번째 시위를 진행했다.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성명에서 "1600명의 경찰로 학생을 위협하고 이화의 정신을 훼손한 최 총장에게 더이상 학교를 맡길 수 없다"며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과 학내 폭력 진압 사태에 대해 우리 이화인은 최 총장의 공식 사과와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사퇴가 사과다', '우리 총장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해방이화 총장사퇴", "책임지고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캠퍼스 지하 시설물인 ECC 주변을 행진했다.

학생들은 전날 오후 3시까지 최 총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히라고 통보했으며, 최 총장이 답을 내놓지 않자 예고했던 이번 집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철회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본관을 점거해 이날까지 농성 중이다.

이달 3일 최 총장이 결국 설립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으나, 학생들은 그의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 학생들은 전날 성명을 내고 "(최 총장이) 사퇴로 책임지셔야 한다는 학생들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대 학장들은 이날 호소문을 내고 학생들에게 농성을 멈추고 학업으로 돌아가 달라고 요청했다.

학장들은 "사태 장기화는 이화의 위상을 낮추고 미래의 발전에 방해될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된다"며 "이번 일로 학교 발전 방향을 다 함께 고민할 기회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으니 이제는 학업에 집중하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