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1위지만 이용자수 '장벽'···삼성금융 모니모, 슈퍼앱 될 수 있나

보험·연금·대출 통합 기능 강화했지만 MAU 732만명···은행·핀테크 比 격차 은행 없고 일상 금융 접점 아직 부족해

2025-11-25     허아은 기자
모니모(Monimo)는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의 보험·대출·투자·자산관리 서비스를 한곳에서 조회·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통합 금융 플랫폼이다. 최근 보험·연금·대출을 한 화면에서 비교·가입할 수 있는 기능과 통합 자산조회 서비스 ‘모니모 마이 삼성’을 추가하는 등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허아은 기자

삼성금융이 통합 금융앱 '모니모(monimo)'를 전면 개편하며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높은 실적과 달리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연금·대출 통합 기능과 가상자산·비금융 콘텐츠까지 확대했음에도 은행 부재로 인한 일상 금융 접점 부족이 슈퍼앱 도약의 가장 큰 제약으로 지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금융(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의 올해 1~3분기 순이익은 5조1902억원으로 KB금융(5조1217억원)을 넘어섰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수익력은 사실상 지주사급 수준에 도달했지만 통합 플랫폼 모니모의 이용자 기반은 이에 비례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모니모 MAU는 9월 기준 732만명으로 상반기 평균(630만명) 대비 약 100만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2000만명대 KB스타뱅킹도 1400만명 수준 이용자수를 유지하며 뚜렷한 격차를 유지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의 넓은 고객풀을 고려하면 기대 이하의 성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 플랫폼에서 MAU는 경쟁력의 핵심 지표다. 사용자가 얼마나 자주 앱을 열고 머무르는지가 금융상품 추천, 교차판매, 충성도 확대 등 전체 수익 구조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토스·카카오뱅크가 금융을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높은 MAU가 기반이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니모는 지난 22일 대규모 업데이트를 감행했다. 고객은 보험·연금·대출 등 삼성 금융사가 제공하는 주요 상품을 한 화면에서 조회·가입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연금 추가 납입이나 보험 보장 분석을 위해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을 각각 확인해야 했지만 이번 개편으로 통합 접근성이 크게 강화됐다.

오픈뱅킹을 고도화한 통합 자산조회 서비스 '모니모 마이 삼성'도 새롭게 적용됐다.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조회, 보험·대출·연금 정보 통합, 앱 활동 기반 우대 서비스 제공 등이 포함되며 개인화 기능이 대폭 확장된 셈이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이 제공하는 '모니모 KB매일이자 통장'도 플랫폼 내 주목도를 높인 서비스로 평가된다. 최고 연 4.0% 금리를 제공하며 하루 단위로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로 지난 4월 출시 후 두 달 만에 판매 한도 22만5000 좌가 소진될 만큼 호응을 얻었다. 금융당국의 혁신금융 서비스 추가 승인으로 총 102만5000 좌까지 확대 판매가 가능해졌다.

이 통장에 가입한 한 이용자는 "접속할 때마다 이자가 붙어 있어서 좋다"면서도 “들어갈 때마다 둘러보긴 하는데 앱이 아직 직관적이지 않고 소액이라도 바로 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이자성 편익이 앱 방문 빈도를 높이는 만큼 이용자 경험(UX) 측면의 개선 필요성이 여전히 지적되는 대목이다.

모니모는 비금융 콘텐츠 확장도 병행 중이다. 영어학습, 음악 스트리밍, 삼성헬스 기반 걸음측정 등 생활형 서비스가 순차 적용되며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이 반영됐다. 이와 함께 지난 5월부터 국내 거래소 코인원과 연동해 가상자산 시세 조회와 연계 접속 기능도 강화했다.

기능 확장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모니모가 '은행 없는 슈퍼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금융은 금산분리 규제로 은행을 보유할 수 없어 토스·카카오페이·대형 금융지주 앱처럼 송금·결제·자동이체 등 일상 금융 기능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금융앱의 경쟁력은 결국 매일 이 앱을 켜야 할 이유가 있느냐로 결정된다"며 "입출금·송금·결제가 없는 구조에서는 MAU가 급격히 늘기 힘들다"고 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슈퍼앱으로 도약하려면 반복적인 금융 접점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