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과 AI 협력 원해···대일 압박 속 '유화 메시지' 주목

5년 뒤 中 추월 해법은 '국제 파트너십' 국내 투자·단일 동맹 강화 충분치 않아 中 정부 우회적 대변 관영 매체 목소리

2025-11-21     김성하 기자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과의 인공지능(AI) 협력을 공개적으로 제안하며 "협력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을 향해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한국과는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2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GT)는 사설 성격의 'GT 목소리(GT Voice)'를 통해 "중국과 한국은 모두 AI를 국가 전략적 우선순위로 격상하고 국제 경쟁력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동 연구소 설립, 기술 공유, 규제 체계 조율 등을 구체적인 협력 방안으로 제시했다. 

매체는 "중국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기술·인프라·시스템 구현 등에서 우위를 보유하고 한국은 기술 기반과 실무 전문성이 탄탄하다"라며 "양국이 기술 장벽을 극복하고 제조·서비스 전반에 AI를 적용해 관련 시장을 공동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한국 산업계에 최근 상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글로벌타임스는 철강·이차전지·자동차 등 한국 10대 수출 주력업종 중 절반이 경쟁력 측면에서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한국경제인협회 조사 내용을 언급하며 "5년 뒤 10대 업종 모두가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과의 산업 경쟁 문제에 대한 한국 내 논의가 심화하고 있으며 이는 정부와 재계의 불안감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3500억 달러(약 515조원) 규모 대미 투자 확대에 대해서도 "국내 산업의 투자 유출과 공동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포함한 '광범위한 국제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삼성전자·현대차·SK·LG 등 대기업들이 향후 5년간 반도체·AI 등 신성장 분야에 5500억 달러(약 81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밀접하게 연결된 글로벌 공급망에서는 국내 투자나 단일 동맹 강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며 "핵심 기술 분야 주도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협력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대변하는 관영매체가 이 같은 메시지를 낸 것은 최근 중국과 일본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지난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일본 개입' 발언 이후 중국은 사실상 경제 제재를 포함해 대(對)일 압박에 연일 나서는 한편 한국에는 유화적 태도를 보이며 연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