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혈관 뚫고 혈압 낮추는 '천연 혈압약'의 정체

美 CDC "성인 절반 고혈압, 심장마비·뇌졸중 주범" 석류, 단기·장기적 혈압 강하 항산화 성분 풍부 고지혈증 관련 약 복용자는 섭취 시 주의해야

2025-11-20     김현우 기자
심장 전문의들이 고혈압 잡는 과일로 '석류'를 추천했다. 항산화 성분이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 단 고지혈증 약과 함께 먹으면 부작용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석류가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과일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국제 학술지 '제약 디자인(Current Pharmaceutical Desig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석류나 석류 주스를 섭취할 경우 단기적, 장기적으로 모두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작위 대조 시험 22건을 분석한 결과, 석류 섭취가 혈압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일관되게 확인됐다.

UCLA 데이비드 게펜 의과대학의 심장내과 전문의 캐롤 왓슨(Karol Watson)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석류에 풍부한 항산화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캐롤 박사는 "항산화제는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주는데 콜레스테롤이 산화되면 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치마 박사도 "석류의 붉은 색과 톡 쏘는 맛을 내는 천연 화학물질인 '푸니칼라진'과 '안토시아닌' 등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항산화 성분은 체내 산화질소 생성을 촉진한다. 산화질소는 혈관을 이완시키고 확장해 혈류를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치마 박사는 "혈류가 개선되면 동맥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들어 혈관이 딱딱해지거나 손상되는 것을 막고 탄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지혈증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시간 메디슨(Michigan Medicine)의 전 CEO이자 의학 박사인 마셜 S. 런지(Marschall S. Runge)는 "석류 주스는 하루 8~12온스(약 240~350ml) 정도로 섭취를 제한하고 정기적으로 섭취하기 전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런지 박사는 "석류 주스가 스타틴(고지혈증 치료제) 등 특정 약물의 대사를 방해할 수 있다"며 기저 질환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석류 외에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는 잎채소가 꼽힌다. 치마 박사는 시금치와 케일 같은 녹색 잎채소를 '동맥의 슈퍼히어로'라고 치켜세웠다. 이들 채소에는 식이 질산염이 풍부해 체내에서 혈관을 확장하는 산화질소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타민 K가 풍부해 칼슘이 동맥벽에 쌓여 혈관이 석회화되는 것을 막고 뼈로 흡수되도록 돕는다.

전문의들은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지만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이를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치마 박사는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은 증상이 없어 '침묵의 질환'으로 불린다"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 수치를 파악하는 것이 심장 건강 관리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