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에 잠식되는 신안 염전···천일염 산업 기반 붕괴 위기
전체 염전 중 상당수 태양광으로 전환
국내 최대 천일염 산지인 전남 신안의 염전이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거 잠식되면서 천일염 산업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신안군에 따르면 전체 염전 중 상당수가 태양광으로 전환되거나 운영을 중단하며 염전 면적이 급격히 줄어드는 실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19일 신안군에 따르면, 군에 등록된 소금제조업 염전 726개소 중 124개소(247㏊)가 휴업·미가동 상태이며, 실제 가동 염전 면적은 2011년 2662㏊에서 올해 1726㏊로 35%나 감소했다.
최근 10년 동안 폐전·폐업한 염전은 322개소, 면적만 889㏊로 여의도의 두 배 규모에 달한다. 이 중 무려 82%(733㏊)가 태양광 시설로 전환되며 천일염 산업 기반을 직접적으로 갉아먹고 있다. 나머지 13%(120㏊)는 양식장으로 대체됐다.
염전 축소는 생산량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천일염 생산량은 2013년 42만t에서 올해 16만4000t으로 급감했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영향으로 한때 가격이 치솟았지만 이후 수요 감소와 시장 위축으로 산지 가격은 20㎏ 기준 1만원대에 머물며 생산원가에도 못 미친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 저염식 확산 등 소비 감소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염전 자체가 태양광에 잠식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 산업 회복 가능성마저 희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연간 1만5000t을 비축해 가격을 방어하고 있지만 전체 생산량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쌀·수산물처럼 국가 차원의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안군은 염해 피해로 방치된 폐농지를 염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을 정부와 협의 중이다. 현재 폐농지는 양식장 전용만 허용되며 염전 복귀는 금지돼 있어 산업 기반 확대가 사실상 막혀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태양광으로 인해 산업 회복이 불능한 상태가 될 수 있다”며 “규제 완화와 함께 생산원가 산출 용역을 추진해 염전 수익 안정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