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투협회장, 첫 현직 연임 도전에···증권가 안팎 의견 분분

현직 프리미엄 논란과 전관예우 등 논란 미래에셋도 '단임 원칙' 내세우며 연임 반대

2025-11-18     서은정 기자
증권사·자산운용사·부동산신탁사 등 금융투자업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의 제7대 협회장 자리에 서유석 현 금투협회장이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연합뉴스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서유석 현 회장이 '정책 연속성'과 '비욘드 5000 시대'를 화두로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현직 금투협회장이 연임에 도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내부에서는 그의 지난 3년 임기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함께, 친정인 미래에셋그룹 내에서도 연임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는 등 험난한 재도전이 예상된다.

서유석 회장은 전날(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고 "현직 회장으로서 모든 활동이 선거와 연결되어 보일 수 있어 시점을 조율했다"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업무와 선거 활동을 명확히 분리하기 위해 외부 사무실을 따로 계약하는 등 공정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서 회장이 강조한 '분리'의 진정성에는 곧바로 물음표가 달렸다. 간담회 일정이 금투협회 출입기자단 간사를 통해 공지 및 진행된 방식은 현직 협회장의 구조적 이점을 활용했다는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협회장의 경우 가장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소집 구조를 이용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다른 후보도 똑같이 진행하면 된다"고 밝혔으나, 출입기자단 공지 시스템 자체가 협회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적 특성상 다른 후보가 같은 방식으로 일정을 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서 회장의 지난 3년 임기에 대해 "정책 국면에서 존재감이 약했다"는 평가가 다수를 이룬다. 그가 임기 중 추진했던 공모펀드 직상장 제도나 디딤펀드 등이 명칭은 있었으나 시장 실효성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또한 서 회장이 약 20여년간 몸담으며 증권사 대표이사까지 역임했던 미래에셋그룹 내부에서도 연임에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재선 도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사인 미래에셋의 내부 분위기는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투협회장 선거는 회원사 분담금 비율에 따라 차등의결권이 부여돼 대형사의 표심이 최종 승부를 가르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금투협회장은 업계에서 가장 적합한 역량을 갖춘 인물이 맡는 자리로 연임은 없었다"며 "앞으로도 순차적으로 회장 역할을 수행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투협회장 선거 투표권은 30%가 균등 배분돼 회원사 1사 1표로 적용하고, 나머지 70%는 연간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서 회장이 친정 미래에셋그룹의 반대 기류를 읽지 못하고 재출마 선언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그 보다는 금투협회장 선거 구도상 다른 중소형 증권·운용사의 표를 확보하면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회장 퇴임 후 전임 회장에게 지급되는 '전관예우' 관련 논란 역시 서 회장 연임의 부담 요인이다. 협회가 전임 회장에게 2년간 월 1900만원대 고문료와 차량, 비서, 사무실 등을 제공하는 관행은 회비로 운영되는 협회의 성격상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예우 기간이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된 시점이 서 회장 취임 직후였다는 점에서 업계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이에 서 회장은 "전임 회장과의 고문 계약은 개별적인 계약일 뿐이며 셀프 전관예우는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퇴임 시 협회와 고문 계약을 하지 않을 방침"이란 입장을 밝히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한편 현재 선거 구도에서는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이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82학번 네트워크와 업계 내 신망을 바탕으로 가장 견고한 지지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 등 유력 후보들이 불출마하면서 서 회장이 연임 출마의 골든 타임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