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마디 더봄] 청춘의 나라 나미비아 - 피시리버 캐니언
[윤마디의 아프리카 그림일기] 2017년 6월 27일, 피시리버 캐니언 (Fish River Canyon) 웅장한 기슭이 다 드러나는 쾌청한 날씨
올 테면 와 봐라! 하는 듯 양팔을 벌리고 선 웅장하고 단단한 돌산
협곡은 사막의 관문. 들판→협곡→사막 순으로 나타난다.
청춘의 나라 나미비아
2017년 6월 27일 / Fish River Canyon / 웅장한 기슭이 다 드러나는 쾌청한 날씨
나미비아는 나미브사막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아프리카 대륙 왼쪽 대서양 연안을 따라 1600km에 걸쳐 뻗은 붉은 사막 나미브. 왼손 손바닥을 뒤집은 모양의 기다란 나미비아에서 도로는 아주 단순하다. 국토 중앙에 있는 수도 빈트후크를 중심으로 몇 개 안 되는 국도가 방사형으로 뻗어 나간다. 이 도시에서 다른 도시까지 이 길 타고 200킬로 300킬로 직진하면 된다.
우리의 경로는 - 아래쪽 남아공의 연안에서 나미비아로 올라올수록 차츰 사막과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초원->협곡->사막 순서대로, 나미브 사막에 가깝게 들어갈수록 풍경이 메마르게 변한다. 나무 키가 작아지고, 듬성듬성 적어지고, 풀도 초록색 단단한 이파리에서 레몬색의 얇고 건조한 풀들이 낮게 자란다. 대지의 색이 변한다.
끝없는 들판 위를 곧장 달리다가 갑자기 눈앞에 떡하니 나타난 거대한 산. 지구상에서 그랜드캐니언 다음으로 큰 Fish river canyon이다. 마침 혁오의 '와리가리' 노래가 나오는데 사정없이 줄을 뜯는 기타 소리가 세상에 반항하는 젊은이가 되어 우리 앞에 우뚝 서 있다.
첩첩산중에서는 산에 구멍을 뚫을 엄두도 안 나는지, 산등성이를 돌아 돌아간다. 5분이면 넘겠지 했는데 산세가 워낙 험해서 한참을 울렁대며 나아갔다.
좌우로 상하로 굽이치는 산속에서 크게 우회전했을 때, 이 산골짜기에 갑자기 유유히 강이 흐르고 초록이 우거진 광경이 등장했다! 강 옆에는 거대한 지반이 통째로 솟아올라 하늘로 가는 계단이 되어 있었다. 지반의 단면에는 수만 년의 역사가 새겨져 있고···.
아프리카 지평선이 물에 잠겼던 시대, 빙하가 있던 시대를 상상했다. 지구가 지각변동으로 쏟아지고 깨지던 현장이 그대로 굳어져 있었다.
폭발하는 현장에서 일시 정지를 눌러 멈춰버린 야생 그 자체. 마그마의 열은 식었어도 모습은 그대로다. 이 지각변동의 에너지, 몇천 년의 세월에도 내 모습을 그대로 지켜나가는 에너지가 청춘이다.
가는 길이 지루해도 괜찮아. 네 상태에 따라서 어떤 구간 메마르고 볼품없어도 괜찮아. 그걸 차츰차츰 변하게 하는 그 힘이 너에게 있다. 그 힘은 이 사막을 들어 올린, 돌산을 들어 올린, 지구 속 마그마를 구름까지 끌어올린 원대한 힘이야.
그 지각변동을 견디다 보면 네 힘의 원천을 두 눈으로 목도할 날이 꼭 온다. 네가 알든 모르든 그 힘은 절대 변하지 않고 네 안에서 인생 내내 함께한다.
청춘의 나라 나미비아!
여성경제신문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 madimadi-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