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ETF, 삼성전자·현대차 비중 따라 성격 갈린다···테마·성향 따져봐야
국내 ETF는 대기업·반도체 비중에 따라 로봇 테마 노출과 변동성이 크게 달라져 글로벌 상품은 AI·자동화 기업이 중심
로봇 산업은 올해 국내 금융시장 내에서 가장 빠르게 부상한 투자 테마다. 삼성전자·현대차그룹·LG 등 주요 기업이 로봇을 미래 전략사업으로 제시하며 자본 투입을 확대하고 있고 로봇 제조기업뿐 아니라 반도체·AI 기업까지 연계된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관심도 크다. 산업 전반의 성장 기대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보다 변동성을 낮추고 특정 기업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ETF 상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같은 로봇 테마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어도 투자 지역·운용 방식·핵심 테마 범위 등에서 뚜렷한 차이가 존재해 선택 과정에서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
국내에 상장된 로봇 관련 ETF는 크게 국내 기업 중심의 테마형 상품과 글로벌 기술기업을 담는 해외 분산형 상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 중심 상품은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두산로보틱스 같은 제조 기업을 비롯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비중이 커 대기업 투자 계획이나 업황 변화가 지수 움직임에 바로 반영되는 편이다. 이에 따라 단기 모멘텀에 민감하고 정부의 산업 지원 정책과도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글로벌 로보틱스·AI 테마형 ETF는 엔비디아, ABB, FANUC 등 주요 자동화·AI 기업을 폭넓게 편입해 기술 성장 흐름을 장기적으로 추종하는 구조다. 국내 증시 변동과의 상관성이 낮아 글로벌 사이클을 활용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유형으로 평가된다.
ETF의 운용 방식도 상품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꼽힌다. 액티브 ETF는 운용사가 시장 상황을 반영해 편입 종목과 비중을 조정하며 비교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목표로 한다. KODEX K-로봇액티브 역시 로봇 산업과 연관된 국내 기업 전반을 유연하게 편입하는 전략을 사용해 업종별 흐름 변화를 반영하려는 성격이 있다. 로봇 산업이 반도체·AI와 맞닿아 있어 단기적인 섹터 강세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액티브 전략의 장점으로 언급된다. 반면 인덱스 ETF는 비교지수를 그대로 추종해 운용되는 만큼 비용과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특정 시기에는 차별화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ETF 이름에 ‘로봇’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도 실제 편입 범위는 보다 넓은 경우가 많다. 다수의 상품이 AI 반도체나 자동화 장비 기업을 함께 담고 있으며 엔비디아처럼 AI 연산 능력을 대표하는 종목은 글로벌 로봇·AI ETF의 상위 비중에 자주 포함된다. 이는 로봇 기술의 발전이 고성능 연산 인프라와 밀접하게 연계된 시장 구조를 반영한 결과다.
최근에는 사람의 동작 구현을 목표로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당 주제를 별도로 구성한 ETF도 등장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테마는 아직 상장 역사가 짧아 가격 변동성이 크지만 성장성을 선제적으로 담으려는 고위험·고수익 투자 성향에 가까운 상품으로 평가된다.
국내 시장 중심 ETF 가운데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로봇액티브가 단기 모멘텀의 영향을 비교적 빠르게 반영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대형주와 로봇 제조기업을 함께 담아 성장성이 높은 종목군에 비중을 두는 전략을 사용하며 국내 테마 노출도가 높아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시기가 있다. KB자산운용의 RISE AI&로봇은 NAVER와 LG CNS 같은 AI·솔루션 기업과 레인보우로보틱스·두산로보틱스 등을 분산 편입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지향하는 국내 테마형 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AI&로보틱스 인덱스 ETF는 국내 투자자들이 글로벌 시장의 로봇 및 AI 성장에 장기적으로 베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이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자회사인 글로벌엑스(Global X)의 대표 로봇 ETF(BOTZ)와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며,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상장된 기업 중 매출의 50% 이상을 로봇 및 AI 관련 산업에서 창출하는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주요 편입 대상은 엔비디아(NVIDIA)를 비롯해 일본의 공장 자동화 전문 기업 키엔스(Keyence), 산업용 로봇의 전통 강자인 화낙(FANUC), 스위스의 산업용 로봇 기업 ABB 등 글로벌 밸류체인을 주도하는 대형 기술주들로 구성된다.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에 담으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ETF로는 TIGER 글로벌AI&로보틱스와 BOTZ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TIGER 상품은 글로벌 산업용 로봇·AI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돼 테마 노출도가 높고 미국·일본 등 지역 분산 효과도 갖는다. BOTZ는 엔비디아와 인튜이티브 서지컬 등 다양한 자동화·AI·의료 로봇 기업을 포함해 로봇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구성이다. ROBO는 80여 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로 특정 대형 기술주 비중이 낮아 개별 종목 변동성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휴머노이드 테마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휴머노이드로봇 ETF가 대표적으로 언급된다. 센서·모터·AI 칩 등 휴머노이드 구현에 필요한 부품 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으며 산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관련 기술이 상용화되는 구간에서는 수요 확대가 특정 기업군에 집중될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결국 로봇 ETF 선택은 투자 성향과 투자 기간, 테마 선호도에 따라 구분된다. 국내 단기 모멘텀이나 대기업 투자 흐름을 활용하려면 국내 액티브·테마형 ETF가 적합하고,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반영하려면 해외 인덱스 ETF가 유리하다. 휴머노이드처럼 초기 성장 테마는 높은 변동성을 감안해 포트폴리오 내 소규모 비중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무난하다. 로봇 산업 자체는 제조·의료·물류·서비스 분야로 폭넓게 확장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는 각 ETF의 테마 범위와 구성 차이를 확인한 뒤 자신이 원하는 노출 수준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본 기사는 투자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결정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