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 한도 올랐는데 저축은행 예금 1.5조 감소, 도대체 무슨 일?

10월 잔액 103조5000억원 예금한도 1억원 상향 '무색'

2025-11-13     서은정 기자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따라 낮추면서 지난 달 예수금 잔액이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합뉴스

최근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연이어 낮추면서, 저축은행이 보유한 예수금 잔액이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 효과가 한 달 만에 식어버린 분위기다.

13일 예금보험공사가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 저축은행 예수금 잔액은 103조5000억원으로 지난 9월 말(105조원)보다 1조5000억원 감소했다. 9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을 앞두고 계속된 저축은행 수신 증가세가 6개월 만에 멈췄다.

지난 9월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5000만원→1억원)을 앞두고 예금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안정성은 부족한 저축은행에 대한 예금자 심리가 개선됐다. 또한 연말 수신 만기 도래에 대비해 저축은행들이 미리 예금 금리를 올려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수신 증가세가 이어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 달 들어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연이어 내리면서 수신 잔액도 감소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67%로 9월 초(2.99%) 보다 0.2%포인트 넘게 내려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기업 대출을 섣불리 내줄 수 없는 상황인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도 늘리기 힘든 상황이라 수신을 확보할 유인이 크지 않은 이유다. 또한 저축은행들이 3분기까지 예금 금리를 올려 연말에 몰려 있던 수신 만기를 미리 분산시켜두면서 이제는 수신을 확보할 유인이 더욱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예보는 "10월에 만기 해지된 정기예금이 재예치되지 않고 이탈하며 예수금 잔액이 감소했다"며 "이는 저축은행 예금금리 인하로 시중은행과 금리 차가 줄어든 결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주식 가격 상승으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예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 측은 최근에 주식 시장 활황이 이어지며, 은행 예금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 예금도 자본시장 쪽으로 조금씩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