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더 죽는다"···맵고 짠 음식이 몰고 올 심혈관 질환 쓰나미
심혈관질환자 7억2950만명 고혈압·비만·공복혈당 상승 WHO 권고 3배 짠 식습관
2050년 아시아 지역에서만 7억295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심혈관 질환을 앓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23년 3월까지 코로나19(COVID-19) 누적 확진자 약 2억1388만명보다 많은 수치다.
12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아시아 지역에 심혈관 질환에 따른 ‘돌연사 경고음’이 켜졌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2050년까지 아시아 지역의 심혈관 질환 부담’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50년까지 아시아 전체 심혈관 질환자 수는 약 7억29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2050년 예상 사망 원인은 인구 10만명당 수축기 혈압(고혈압)이 105.4명으로 가장 많고 식이 위험(68.3명), 높은 공복 혈당(56.7명) 순이다. 특히 체질량지수(BMI)와 공복 혈당이 빠르게 증가했다.
심혈관 질환자 수는 2025년 대비 2050년에 109% 증가하고, 사망자 수는 91.2% 늘어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 기준 중앙아시아가 676명으로 가장 높고, 동아시아 180명, 남아시아 141명, 동남아시아 134명, 한국·일본 등 고소득 동아시아 국가 평균은 22명으로 예측됐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면 '구글 제미나이'를 통해 각 아시아 지역별 심혈관 질환자 예측 추이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질환자 수로 보면 중앙아시아 5000만명, 동아시아 2억4000만명, 남아시아 2억명, 동남아시아 1억2000만명, 고소득 동아시아 국가 평균은 3000만명 수준이다.
2050년 예상 심혈관 질환자 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뛰어넘는다. 코로나19 확진 및 사망자 통계 정보 사이트 ‘코비드옵서버’에 따르면 2023년 3월 기준 아시아 대륙 전체 누적 확진자 수는 약 3억명 수준이다.
다만 연구진은 한국·일본 등 고소득 아시아 국가의 심혈관 질환 사망률은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의료 접근성이 높고 조기 진단·치료 체계가 잘 갖춰져 있고 고혈압·고지혈증 약물 복용과 금연·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이 국가 건강검진 등 시스템하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짜고 매운 음식이 심혈관 질환자 폭증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레이철 고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용루린 의과대학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중앙아시아는 양고기·소고기 등 붉고 지방이 많은 육류와 나트륨 섭취량이 많고, 한국과 중국은 외식과 가공식품 섭취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WHO 권고 나트륨 섭취량의 평균 3배를 넘는다”며 “아시아 심혈관 질환 위협의 게임체인저는 혈압·혈당의 동시 관리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SGLT2 억제제·GLP-1 수용체 작용제 등 심장 보호제가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지만 접근성과 비용 장벽이 크다”며 “공공보험의 ‘고위험군 표적 급여’와 1차 의료 기반의 고혈압·당뇨 조기 발견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