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25% 인하 '급물살'···고배당주 투심 '꿈틀'
금융·지주사株 등 수혜 기대 오늘부터 국회 조세소위 가동
금융투자 활성화와 주주환원 문화 확산을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존 35%에서 25%로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되면서,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업종(은행·보험·증권)과 지주회사 등이 대표적인 정책 수혜주로 꼽히며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이 금융주 최초로 시가총액 50조원을 돌파하는 등 금융주가 강세다. KB금융을 포함한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은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들어갔던 지난주에도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코스피는 0.83%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KB금융은 9.32%, 신한금융 6.34%, 하나금융 12.38%, 우리금융은 2.75% 올랐다.
당시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IT주를 중심으로 약 7조3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같은 기간 은행주의 순매도 규모는 1250억원에 불과했다. 대신 국내 기관이 은행주를 3460억원 순매수하면서 은행주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정 타결, 미·중 무역 갈등 완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도 투자심리을 자극했지만, 주주환원 정책도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정부·여당은 주식시장 배당 활성화를 위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당초 정부안 대비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은 여당 의원안인 25%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간담회에서도 기업의 배당 확대 유인을 강화하려면 최고세율을 25%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번주 중 조세소위원회에서 정부안과 여야 안을 병합 심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는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가 집중 논의된 바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로 완화할 경우 최대 약 1900억원의 추가 감세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히며 정책 추진에 힘을 싣기도 했다.
현행법상 배당소득은 15.4%(지방세 포함)의 세율로 원천 징수되며,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의 합이 2000만원이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고 49.5%까지 금융소득 종합과세로 과세한다.
그간 증권업계에서는 배당소득 최고세율을 25% 수준으로 낮춰 투자 유인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세율이 낮아질수록 기업의 배당 확대 유인이 커지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세후 수익률이 높아져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주주환원 친화 정책 시행을 앞두고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주가 정책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분리과세 세율 조정은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증권주는 배당성향 측면에서 상승 여력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보험주는 중장기 배당 정책을 보유한 대형사를 중심으로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배당성향은 낮더라도 향후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간 연속으로 배당을 늘린 기업 중에서 최근 분기까지 실적이 양호하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지 않은 기업,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높거나(4% 이상)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기업은 현재 금융(은행·보험·증권) 기업이 많다"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