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회 투약 비만 치료제 '멧세라' 확보한 화이자···노보노, 인수전 '참패'

멧세라 인수전에서 화이자 최종 승리 월 1회 투약 차세대 비만약 주도권 확보 노보노디스크·릴리와 경쟁 구도 재편

2025-11-11     김현우 기자
화이자가 멧세라를 100억달러에 인수해 월 1회 투약이 가능한 차세대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노보노디스크를 제치며 향후 글로벌 비만약 주도권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흐름이다. /연합뉴스

일주일에 한 번 주사를 맞아야 했던 비만 치료제 시장이 ‘월 1회 투약’으로 전환되는 혁신 흐름이 화이자를 중심으로 빨라질 전망이다. 경구·주사형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가진 멧세라 인수전에서 화이자가 최종 승기를 잡았다.

11일 미국 제약 업계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개발사 멧세라를 둘러싼 화이자와 노보노디스크 간 100억달러 인수 경쟁에서 멧세라 이사회가 화이자 손을 들어줬다. 

앞서 노보노디스크는 멧세라 인수에 한화 약 14조 5000억원을 제시했지만, 화이자가 기존 한화 7조 달러 수준에서 노보노디스크의 제안 금액까지 맞춰줬다. 결국 멧세라가 화이자를 선택하면서 치열했던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멧세라는 월 1회 투약 가능한 비만약 후보물질을 가지고 있다. 현재 시장에 있는 주 1회 투약군 대비 환자 입장에선 편리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화이자는 멧세라를 품으면서 자체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 실패 이후 새로운 돌파구가 열렸다. 

다만 멧세라의 GLP-1 계열 경구 또는 주사제형 제품이 출시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멧세라는 월 1회 투약이 가능한 MET-097i(주 또는 월 1회)을 비롯해 아밀린 유사체 MET-233i(월 1회)과 경구용 GLP-1RA MET-097o, 경구용 아밀린 유사체 MET-233o, 경구용 GLP-1/GIP 이중작용제 MET-GGo 등을 가지고 있다. 

MET-097i는 1·2상 초기 데이터에서 투여 36일 차에 체중이 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MET-233i는 아밀린 호르몬을 모방한 초장기 지속형 아날로그로 동일하게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한다. MET-097i와 반감기·용해도 특성을 일치시키도록 설계돼 병용요법 또는 단일 제형 개발이 용이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 역시 차세대 비만 치료제의 중심축이 GLP-1에서 아밀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로써 비만약 시장은 '화이자 vs 노보노디스크 vs 릴리 vs 암젠' 4강 체제로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0년 150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화이자가 후발주자에서 벗어나 월 1회 제형, 아밀린 모달리티, 경구 GLP-1 플랫폼을 동시에 확보하며 다시 한번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