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번 코스피 승부수···케이뱅크, FI 계약 데드라인 앞두고 IPO 배수진

FI 계약 기한 임박 속 예비심사 신청 기업가치 관심 속 ‘마지막 승부수’

2025-11-11     박소연 기자
케이뱅크가 IPO에 세번째 도전장을 내민다. /케이뱅크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며 세 번째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케이뱅크가 두 차례의 상장 철회 이후 다시 도전장을 낸 만큼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판단된다.

11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일 케이뱅크가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금융권은 이번 상장을 FI 계약 이행을 위한 불가피한 절차이자 사업 전환의 분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본을 기반으로 중소기업(SME) 금융 확대, AI 전환, 디지털자산 리더십 강화, 포용금융 실천 등 성장 축을 넓힐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케이뱅크가 그간 축적한 플랫폼 운영 경험과 데이터 기반 여신 심사 역량을 바탕으로 상장 이후 수익 구조 다변화와 제휴 의존도 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본다.

케이뱅크는 2026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일정을 추진 중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맡았다. 앞서 2022년과 작년 두 차례 상장 추진 당시에는 시장 불확실성과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이견 등으로 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이번에는 재무적 투자자(FI)와의 계약 기한이 임박하면서 상장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케이뱅크는 2021년 유상증자 당시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등 FI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2026년 7월까지 IPO를 완료하기로 했다. 해당 기한을 넘기면 FI는 대주주인 BC카드에 동반매각청구권(태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IPO 재도전에 앞서 케이뱅크는 실적 개선으로 기업가치 회복에 집중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128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총 고객 수도 1274만명으로 확대됐다. 수익성과 외형이 모두 개선된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IPO에서 5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수익 구조의 집중도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 계좌 서비스를 통해 예치금 규모를 빠르게 늘렸지만, 수익이 특정 채널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케이뱅크가 상장을 통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을지가 시장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상장 이후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자본 확충과 사업 다각화에 나설 방침이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확대, 기업금융 진출, 제휴 기반 결제 서비스 강화 등이 추진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업비트 의존도를 낮추고 비이자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2016년 출범 이후 국내 은행권의 디지털 경쟁을 촉발한 선두주자로 평가받아왔다. 다만 자본 확충이 지연되면서 성장 속도가 일정하지 않았고 수익 구조 역시 외부 제휴에 의존하는 측면이 컸다. 이번 IPO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자본시장 내 신뢰 회복과 체질 개선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케이뱅크의 IPO 추진이 인터넷전문은행의 기업가치 평가나 투자심리에 일정 부분 참고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상장사로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케이뱅크의 상장 결과가 향후 인터넷은행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IPO는 케이뱅크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정”이라며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 환경만 받쳐준다면 상장 성사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장을 통해 영업 기반을 강화하고 중소기업(SME) 금융 진출과 AI 전환과 디지털자산 리더십 강화, 포용금융 실천 등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