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과열' 조짐에···증권사들 리스크 관리 돌입
담보대출·금리·증거금률 등 조치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 잔고가 25조5000억원대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증시 과열 징후가 확산하자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담보대출 중단, 금리 조정, 증거금률 상향 등 조치를 취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03포인트(0.55%) 오른 4026.45에 장을 마쳤다. 4일(-2.37%)에 이어 5일(-2.85%)에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증시가 조정 구간으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8800억원, 8300억원 순매수하며 상승 반전했다. 이번주 들어 5조원 넘게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1조6900억원 이상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을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용잔고 확대 속도도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5269억원으로, 연초 15조6823억원 대비 62.8% 급증했다. 이는 2021년 9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25조6540억원)에 불과 1271억원 모자란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급등락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 위험을 우려해 선제 대응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금리를 조정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지난 8월 이후 기준금리를 낮추는 대신 가산금리를 인상해 최종금리를 사실상 동결했다. 이는 신용융자 수요 급증으로 인한 공여 한도 소진을 방지하려는 조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 테슬라 담보대출 신규를 일시 중단했다가 4월 초 재개했으며 이후 현재도 해외 고변동성 종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10월 30일부터 국내외 주식, 펀드, ELS 등 전 종목에 대한 증권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은 허용하되 매도주식담보대출과 신용융자 거래만 유지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종목별 신용융자·담보대출 가능 한도를 약관과 설명서에 명시해 운용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신용거래대주 제도 변경을 통해 이용 제한 계좌 신설과 담보유지비율 강화를 발표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19일부터 일부 고변동성 종목의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하고 대용비율을 25~40%로 낮췄다. 또 현금비율은 10%포인트 상향했다. 이는 과도한 레버리지 확대를 막고 반대매매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내부적으로 증거금·금리·한도 등을 점검하며 위험관리 기준을 재정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거래가 급속히 확대되는 만큼 업체별로 신용공여 한도 조정과 담보비율 재산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했지만, 신용융자 잔고가 과도하게 늘면 변동성 확대를 불러올 수 있다"며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