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당겨진 삼성 사장단 인사···'AI 드리븐 컴퍼니' 조직 개편 주목

이달 중순 이후 인사 단행할 예정 인공지능 관련 조직 잇따라 신설 노태문 부회장 승진 여부에 관심 이재용 회장 복귀 가능성에 주목

2025-11-06     김성하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삼성그룹의 정기 사장단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그룹이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드리븐 컴퍼니' 비전을 구체화할 조직 개편과 인사 등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달 말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 대한 경영 평가를 마치고 이달 중순 이후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예년보다 앞당겨 시행되는 이번 인사는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전략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올해 제품과 업무 전반에 걸쳐 AI를 핵심 화두로 제시하며 'AI 중심 혁신'을 강조해 왔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창립 56주년 기념사에서 "삼성전자 고유의 기술력과 AI 역량을 본격 융합해 고객 니즈와 생태계를 혁신하는 'AI 드리븐 컴퍼니'로 도약하자"라고 밝혔다. 

가전·TV와 모바일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사장)도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에서 "2030년까지 전 업무영역의 90%에 AI를 적용하겠다"며 "AI가 현장에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올해 4월 DX부문장 직무대행에 오른 뒤 AI 관련 조직을 잇따라 신설하며 AI 드리븐 컴퍼니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5월에는 DX부문 경영혁신센터 산하에 'AI 생산성 혁신그룹'을 설치하고 각 사업부에 'AI 생산성 혁신 사무국'을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전사 차원의 AI 도입과 실행을 총괄하며 임직원의 AI 기반 업무 생산성 향상을 담당한다. 

8월에는 '이노X 랩'을 신설해 디지털 트윈 적용 확대, 피지컬 AI 기반 제조 자동화,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기술 개발 등 AI 사업 과제를 전담하게 했다. 다만 AI 생산성 혁신그룹이 상무급 조직으로 운영되는 만큼 전사 혁신을 주도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인사에서 조직 격상 또는 책임자 체급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 사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DX부문장에 공식 선임되고 부회장으로 승진할 경우 AI 역량 강화 행보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0년부터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을 맡아 '갤럭시 AI'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업계는 MX사업부의 AI 경험을 DX부문 전체로 확산시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복원 여부도 관심사다. 다만 최근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경영진단실이 삼성전자 내부 조직으로 재편되면서 컨트롤타워 부활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 사실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 사업 지원 태스크포스(TF)와 경영진단실, 미래사업기획단 간 역할 조율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 역시 당분간 가시화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