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세대 교류 관점에서 바라본 노인복지 연재 제안

여성과 노년의 목소리를 담아온 여성경제신문의 저력 세대 이해를 돕는 복지와 돌봄 콘텐츠의 공공적 가치 확장 세대 연결을 기반으로 한 독자층 확대 전략 제안

2025-11-03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

나는 만 34세 더봄 필진으로서, 작년부터 더봄을 연재하며 여성경제신문에 자주 들어오고 있다. 다른 필진이 쓰신 그날의 더봄 칼럼도 읽고, 기획 기사도 챙겨보는 편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성경제신문이 어떤 독자를 향해 목소리를 건네고 있는지 체감하게 된다.

내가 익히 느낀 바로는, 여성경제신문은 여성이라는 큰 정체성을 기반으로, 그 안에서도 노년 세대의 이야기가 꾸준하고 두텁게 축적되고 있는 매체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청년부터 여성,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별과 연령층을 아우르는 여성경제신문의 기획 기사들 /여성경제신문 홈페이지 캡처

예를 들어, <실버세상> 코너에서는 실버타운, 실버 비즈니스, 실버 관련 정책과 제도 등을 깊이 있게 다루는 취재 기사가 꾸준하게 연재되고 있다. 노년층의 삶을 사회 구조 속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어, 미래 고령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될 도전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the 우먼>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 길을 개척한 여성 직업인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중장년 여성들의 경력, 전환, 지속 가능성을 담은 인터뷰는 특히 여성 경력 단절 현상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재기와 가능성의 영감을 주고 있다.

<해미백일장>은 요양보호사 수기를 공모해 소개하는 코너이다. 요양 현장의 생생한 일상과 그 속에서의 감정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글이다. 나에 가까운 이도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어서 요양보호사와 요양원의 생활을 자주 접하고 있는 터라 더욱 반갑게 읽고 있다.

특히 요양보호사는 다수가 여성이기에 이 코너는 여성 + 노년 돌봄이라는 여성경제신문이 가진 선명한 정체성을 강화하면서도, 수기 공모 형식으로 독자에게 친밀하게 다가가는 코너인 것 같다. 

그리고 <더봄>에서는 전문직 중장년층 필진이 들려주는 생활과 일, 건강과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개인적 경험이면서도 사회적 고민이 담겨 있어 충분히 공론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어르신 문화 향유 프로그램 현장 /사진=윤마디

이처럼 여성경제신문에는 이미 노년 세대의 이야기가 풍부하게 존재한다. 취재 기사와 정책 분석, 개인 수기와 칼럼까지 거시와 미시를 아우르는 자료가 계속 쌓이고 있다. 노인복지나 실버산업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에게는 매우 유익한 데이터베이스이다. 실제로 나 역시 여성경제신문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한 사람이다.

나는 올해 지역 문화 기획자와 팀을 이루어 지역 문화재단의 어르신 문화 향유 프로그램을 약 반년 동안 기획하고 운영하며 노인복지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매일 복지관에 오시는 어르신들은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뜨거우셨고, 담당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논의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노인을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실감했다. 연령대로만 나누기에는 생활 방식과 취향, 건강과 사회관계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책과 마찬가지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를 만들 때도 보다 세분된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지역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어르신 문화 향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니어들 /사진=윤마디

이번 칼럼을 계획하면서, 여성경제신문의 여러 코너를 현장에서 느낀 필요와 연결해 보았다. “노년 세대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년 세대 내부의 목소리뿐 아니라 다른 세대가 바라보는 노년의 시선도 모으면 어떨까?”

실제 노인복지 사업의 실행 주체는 노년 세대가 아니다. 바로 노년 세대를 지원하고 함께 일하는 또 다른 세대들이다. 문화재단의 기획자, 사회복지사, 나와 같은 예술 프로그램 운영자… 각기 다른 세대가 노년과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정보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콘텐츠가 여성경제신문 안에 더해진다면 어떨까?

이미 탄탄하게 구축된 노년 서사의 아카이브가 현장과 연결되고,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다른 세대가 바라본 노년의 삶’이라는 관점에서 세대 교류 프로그램을 소개하거나, 노년을 지원하며 부딪히는 고민을 나누는 기획 기사나 참여형 수기 코너를 운영할 수도 있다. 해미백일장의 확장형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새로운 독자층 확보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노년을 지원하고 돌보는 역할을 가진 사람들, 앞으로 실버산업과 마주할 직업군, 그리고 ‘미래의 나’를 준비하고 싶은 독자들까지 자연스럽게 여성경제신문을 찾게 되는 것이다.

노년 중심의 깊이는 유지하면서, 그 이야기가 새로운 시선과 현장으로 흐르게 하는 시도를 제안해 본다. 그렇게 될 때 여성경제신문은 지금도 탄탄한 ‘노년·여성 콘텐츠’라는 강점 위에, ‘세대 간 연결을 돕는 매체’라는 또 하나의 강점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경제신문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 madimadi-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