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기만 해도 해킹···차량형 불법 '가짜 기지국' 적발

캄보디아서 차량 장착 소형 기지국 적발 차량 내부 금속 박스·패치형 안테나 다수

2025-10-22     김현우 기자
지난 20일 캄보디아 경찰이 검문 중 적발한 차량 내부에 불법 송·수신기가 부착되어 있다. /캄보디아 경찰

캄보디아 서부 시아누크빌에서 현지 경찰이 차량에 장착된 소형 불법 기지국을 적발하고 운전자 1명을 체포했다.

22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밤 경찰 합동 단속 중 검문을 받은 차량에서 금속 케이스 형태의 장비 여러 대와 천장에 부착된 패치형 안테나가 발견됐다.

경찰은 해당 장비가 주변 휴대전화에 대량의 도박·대출 광고성 문자 등을 발송하는 데 사용됐다고 보고 압수했다.

가짜 기지국은 소형 송수신 장비다. 일반 휴대전화는 주변에서 수신 신호가 가장 강한 기지국에 자동 연결되는데, 불법 장비는 이 원리를 이용해 주변 단말을 자신 쪽으로 ‘유인’하고 단말의 식별자(IMSI·IMEI 등)를 확보하거나 문자(SMS)를 직접 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장비의 출력과 안테나 형식에 따라 유효범위는 수십~수백미터 수준으로 변동한다.

압수 사진을 보면  적발된 차량의 트렁크와 뒷좌석에 금속 박스형 기기 여러 대가 놓여 있다. 차량 천장에는 얇은 직사각형의 패치형 장치 두 개가 부착돼 있다.

금속 케이스는 전원·증폭기·무선모듈을 수납하는 형태로 추정된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좌석 등받이에 붙은 방열판 모양 박스는 고출력 RF(무선 주파수) 장비의 냉각 구조다. 

현지 경찰은 "현장 장비는 주변 휴대전화의 연결을 강제로 유도해 전화번호·기기식별자 등을 수집하고, 대량 스팸 문자 발송을 실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차량을 운행하면서 일정 범위 내 다수의 휴대전화에 광고·피싱 문자를 보내는 행위는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전했다.

국내 한 통신 보안 전문가는 여성경제신문에 “이동형 장비는 소형화·저가화가 진행돼 범죄에 악용되기 쉬워 피싱·사기 수법과 결합될 때 피해가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