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금융사 점포 4곳 중 1곳 폐쇄···은행만 900곳 넘게 문 닫아

서울 시중은행 3곳 중 1곳 강남3구에 "금융 서비스의 공공성 책임 인식해야"

2025-10-21     서은정 기자
지난 2020년 이후 4대 시중은행과 주요 생명보험사, 증권사의 지점 네 곳 중 한 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허영 의원실

최근 5년 사이 국내 주요 금융사 점포 4곳 중 1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거래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라는 평가도 있지만, 금융소비자 접근성 저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지난 2020년 이후 올해 8월까지 937개 지점을 폐쇄했다. 현재 운영 중인 점포 수는 2688개로, 2020년 초 대비 25.8% 감소한 수준이다.

보험사와 증권사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5대 생명보험사(한화·삼성·교보·신한·KB)는 2020년 이후 올해 6월까지 484개 지점을, 9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메리츠·KB·삼성·신한투자·하나·키움)는 같은 기간 233개 지점을 각각 폐쇄했다. 약 5년간 문을 닫은 은행·보험사·증권사 지점은 총 1654곳에 달하며, 2020년 초 당시 지점 수(6708곳)의 24.7%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 편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8월 말 기준 서울 시내 4대 시중은행 점포 1045곳 가운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329곳이 집중돼 있었다. 상대적으로 중·저소득층 거주 지역에서는 폐점이 이어지며 금융서비스의 지역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들어 폐점 속도는 오히려 빨라진 상황이다. 올해 문을 닫은 시중은행 점포는 103곳으로, 2023년(87곳)과 2024년(66곳)을 웃돌았다. 은행연합회가 '점포폐쇄 공동절차'를 도입하고 금융당국이 지난 2023년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며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다시 증가한 것이다.

허영 의원은 "5년간 91조원의 수익을 낸 은행은 수익성뿐 아니라 금융서비스의 공공성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인식해야 하고, 보험사와 증권사도 포용적 금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경영 효율화만을 이유로 금융소비자 접근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금융당국도 적극적인 관리감독과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