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식품·캐시미어 니트까지 판다"···초저가 PB 승부 거는 편의점

편의점 초가성비 PB 상품 매출 견인 가성비 먹거리부터 패션 등 영역 확장 합리적 가격·품질로 고객 충성도 높여

2025-10-15     류빈 기자
CU는 편의점 경쟁력의 핵심인 상품력을 강화하기 위해 10년 만에 마스터 PB를 ‘HEYROO’에서 ‘PBICK’으로 교체했다. /BGF리테일

고물가 시대에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편의점 자체 브랜드(PB) 상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은 당초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근거리 유통채널로서의 장점과 함께 최근 들어 초가성비 PB 품목을 확대하며 소비자 유인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 세븐일레븐, GS25 등 주요 편의점 업계는 먹거리 PB를 초가성비 가격으로 선보이고, 패션 PB 상품으로도 제품군을 확장해 편의점 매출 증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표적으로 CU는 편의점 경쟁력의 핵심인 상품력을 강화하기 위해 10년 만에 마스터 PB를 ‘HEYROO’에서 ‘PBICK’으로 교체했다. ‘PBICK은 고물가 시대 합리적 소비 트렌드에 맞춰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 중이다. CU의 PB 상품 매출은 2023년 17.6%, 2024년 21.8%, 2025년(1~9월) 19.1%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상품에서 PB 상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29.3%로 30%에 육박한다. PBICK은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3000만 개, 매출 65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닭가슴살 득템’과 ‘990 핫바 득템’ 등 고품질·가성비 먹거리 상품들이 인기를 끌며 PB 라인업을 스낵, HMR, 육가공, 음료 등 120종 이상으로 확장했다.

세븐일레븐은 패션 PB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편의점 패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뛰어난 접근성을 바탕으로 하는 편의점에서 티셔츠, 양말, 언더웨어 등 베이직하고 대중적인 상품으로 소비자 수요를 맞추겠단 복안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품질도 강화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16일부터 업계 최초로 프리미엄 소재인 캐시미어를 넣은 ‘세븐셀렉트 캐시미어 라운드 니트’ 6종을 3만2900원에 판매한다. 니트웨어 상품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사례는 이번이 최초로 기존에 양말, 언더웨어류 등에 국한된 편의점 패션 제품군을 확장한 셈이다. 향후 겨울 시즌 대비 의류 상품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앞서 지난 4월 첫 패션 PB 상품으로 ‘세븐셀렉트 프리미엄 코튼 티셔츠’를 출시했다. 기능성 원사를 추가해 가볍고 쾌적한 착용감을 주는 ‘흡속속건’ 기능을 갖춘 상품으로 9900원에 내놨다. 이어 PB 양말 8종과 언더웨어류 등을 추가로 출시하며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패션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20% 올랐다. 특히 2030세대에서 50% 이상의 이용률을 보이며 젊은 층에게 호응을 얻었다.

세븐셀렉트 캐시미어 라운드 니트 /세븐일레븐

GS25도 최근 물가 안정을 위해 1000원대 초저가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달부터 PB브랜드 ‘리얼프라이스’의 1000원 스낵 2종(트위스트·초코콘)과 ‘유어스’ 1500원 견과안주 3종(버터피넛·솔티드피넛·멸치&버터피넛)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 속 가성비 소비와 ‘소확행’ 트렌드에 맞춰 기획된 이번 상품들은 혼술·홈술 수요에도 적합하다. ‘리얼프라이스’ 상품은 지난해 10여 종에서 올해 40여 종으로 확대돼 1~8월 매출이 전년 대비 6.9배 증가했으며, 1900~3900원대 PB 안주 매출도 11.6% 늘었다. GS25는 합리적 가격과 품질을 갖춘 PB상품 확대를 통해 물가 안정과 고객 충성도 제고를 동시에 노린다는 목표다.

이처럼 편의점 업계가 초저가 PB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것은 고물가로 인한 소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000원대 스낵이나 1500원대 안주류처럼 ‘작지만 확실한 만족’을 주는 생활 밀착형 상품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편의점 입장에서도 초저가 PB는 타사와의 차별화 요소이자 재방문을 유도하는 핵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PB 상품은 제조·유통 단계를 효율화해 NB(제조사 브랜드) 상품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통업체의 이익 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초저가 PB 확대는 경기 침체 속 ‘생활 물가 안정’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해, 편의점이 소비자 친화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경기 침체 속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물가 안정 효과를 주는 동시에, 합리적 가격과 품질을 갖춘 상품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라며 “초저가 PB는 단기 유행이 아니라 편의점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는 추세”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