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韓 원화 약세의 늪···미·중 싸움에 환율 1430원대 돌파

미·중 갈등·셧다운 겹치며 위험심리 확산 단기 진정 어려워 구조적 원화 약세 고착 외환보유고 확충·통화스와프 복원 필요성

2025-10-13     박소연 기자
지난 12일 서울 시내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위험회피 심리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1430원대를 돌파했고 외환당국은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단기 요인이 진정되더라도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한 한국 경제는 여전히 불안한 국면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최근 환율 움직임과 관련해 외환당국은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밝혔다. 다만 이번 급등세가 단기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흐름이라 하더라도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한 한국 경제는 여전히 불안한 환경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로 장 초반 1430원대를 돌파했다. 이날 오전 9시27분 기준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7.6원 오른 1428.6원을 기록했다. 장 초반에는 1430원으로 출발해 1434원까지 오르며 5개월여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가 1420원대 중후반에서 거래 중이다. 1434원은 지난 5월 2일(144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확산되며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중국이 최근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산 제품에 100%의 추가 관세를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며 긴장 완화 시그널을 보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환율 급등을 단기적 이벤트로만 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미·중 갈등 심화, 미국 셧다운 장기화,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리스크가 중첩된 상황에서 원화 약세 압력이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화될 관세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은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환율 급등은 대외 리스크가 중첩된 환경 속에서 원화 약세 압력이 구조적으로 강화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갈등과 미국 셧다운 등 단기 요인의 진정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고 설령 일시적으로 진정된다 해도 대외 불확실성은 언제든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기 변동 대응을 넘어 외환보유고 확충과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복원 등 실질적인 안정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