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비교 말고 그럭저럭 살아라”···‘도합 175세’가 말하는 진짜 행복

유튜브 삼프로TV 이시형·윤방부 박사 행복의 조건, 웰밸런스와 나만의 기준 노화는 사회 규정일 뿐 vs 수용이 답

2025-10-13     김정수 기자

이렇게만 하면 누구나 장수할 수 있습니다 | 이시형 세로토닌 문화 원장, 윤방부 연세대한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더 헬스] /삼프로TV

92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이시형 박사와 83세 가정의학과 의사 윤방부 박사가 장수의 비결로 ‘비교하지 않는 마음’과 ‘꾸준한 일상’을 꼽았다. 두 의사는 최근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의 건강 프로그램 ‘더 헬스’에 출연해 “행복과 장수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입을 모았다.

두 박사는 ‘행복의 조건’을 묻는 말에 공통적으로 ‘균형’과 ‘자기 기준’을 강조했다. 이시형 박사는 “건강, 운동, 경제력, 명예 등 삶의 여러 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행복하다”며 “행복은 웰밸런스, 즉 균형 잡힌 삶”이라고 말했다. 윤방부 박사는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 삶의 잣대로 만족하며 사는 게 행복”이라며 “그럭저럭 살아가는 하루가 바로 행복”이라고 했다.

이들은 90대와 80대에도 여전히 현역이다. 윤 박사는 “지금도 매일 병원에 출근한다”며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게 건강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90을 넘어서니 오늘 하루를 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칼럼을 쓰기 위해 매일 공부하고 글을 쓴다. 그 꾸준함이 나를 살게 한다”고 전했다.

노화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서로 다른 철학이 드러났다. 이 박사는 “기억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며 “노화는 거부할 대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 박사는 “노화는 스스로 느끼는 게 아니라 사회가 규정하는 개념”이라며 “나는 아직도 늙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인생의 고비, 기쁨, 감사 등 삶의 전환점을 묻는 말에 이 박사는 “의과대학 시절 3일을 굶고 길에서 쓰러졌던 경험이 있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윤 박사는 “검사 결과 협심증이 심해졌다는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경험이 있다”며 “삶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 뒤로는 매사에 감사하며 산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은 미루지 말아야 한다.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며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 표지 /깸

두 사람은 결국 “꾸준함과 감사가 장수의 핵심”이라고 정리했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리듬을 지키며 하루를 감사히 보내는 것. 그 단순한 삶의 원리가 행복과 건강을 모두 지켜준다는 메시지였다.

이들의 철학과 삶의 루틴은 지난달 출간된 공저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에 고스란히 담겼다. 두 의사가 90대, 80대에도 직접 실천해 온 삶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기록했다. 12시간에 걸친 대담 속에서 두 박사는 약 없이 오래 사는 법, 죽음을 준비하는 법,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을 배우며 사는 법을 나눴다. 책은 ‘어떻게 살아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