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클럽' 급증···ETF 시장 해외주식 중심으로 재편될까

ETF 총순자산 1년 9개월 만에 두 배 확대 금리형 밀리고 개인 중심 해외주식 부상

2025-10-08     박소연 기자
‘1조원 클럽’이 국내 전체 ETF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돼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ETF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순자산 1조원을 넘는 이른바 ‘1조원 클럽’ 상품 수가 급증하며, 총순자산은 1년 9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났다. 금리형 상품이 주류였던 상위권에도 변화가 나타나 개인 투자자 중심의 해외 주식형 ETF가 새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순자산 1조원이 넘는 ETF는 작년 1월2일 26개에 불과했으나 올해 1월 2일에는 35개, 이번 달 2일에는 53개로 대폭 증가했다. ETF(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지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로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소액으로도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고 투명한 구조와 낮은 보수로 개인·기관 투자자 모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은 주식뿐 아니라 채권, 원자재, 해외지수 등으로 상품 구성이 확대되며 투자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1조원 클럽’이 국내 전체 ETF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2%, 올해 초 3.7%에서 현재 5.2%로 확대됐다. 순자산 규모 기준으로 보면 과거에는 상위 3%대에 속했으나, 이제는 상위 5%대 수준으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ETF 시장 총순자산은 국내 증시 성장세에 힘입어 빠르게 불어났다. 작년 초 121조5187억원에서 올해 초 171조8981억원으로 늘었고, 이달 2일 기준으로는 254조9778억원에 달했다. 약 1년 9개월 만에 총자산 규모가 2.1배로 확대된 셈이다.

ETF 총순자산은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겨 올해 6월 200조원 돌파를 기록했고, 이번 달 1일 최초로 250조원대에 들어섰다.

순자산 1위 ETF의 면면도 달라졌다. 작년 초와 올해 초에는 각각 ‘TIGER CD금리투자KIS’(6조7328억원)와 ‘KODEX 금리 액티브’(9조1149억원)가 1위를 차지하며, 기관 자금이 집중된 금리형 ETF가 상위를 지켰다. 반면 이달 2일 기준 1위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해외 주식형 상품인 ‘TIGER 미국 S&P500’(9조8965억원)으로 바뀌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운용 효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억(億)’을 넘어 ‘조(兆)’ 단위로 성장한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규모의 경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상징적 기준이 된다는 분석이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