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83세 현역 의사가 말한 장수 비결, 의외로 '이것'이었다

유튜브 '지식인사이드' 이시형·윤방부 박사 노년의 집착·인간관계·마음가짐 대한 통찰 책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서 다뤄

2025-10-06     김정수 기자

가까운 사람에게도 죽을 때까지 말하면 안 되는 것ㅣ지식인초대석 EP.69 /유튜브 '지식인사이드' 채널

“나이 들어 ‘그럭저럭’ 사는 게 최고입니다.” 한국의 대표 장수 명의 이시형 박사(92)와 윤방부 박사(83)의 말이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해 돈보다 중요한 삶의 가치와 인간관계의 법칙, 노년의 마음가짐에 대한 통찰을 전했다.

5일 공개된 유튜브 지식인사이드 콘텐츠에서 두 명의는 “노년의 가장 큰 과제는 내려놓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람, 지위, 완벽함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잘 늙어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삶의 질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며 “비교하지 않고 부족함을 인정하는 태도가 진정한 성공적 노화”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가장 먼저 내려놓아야 할 집착으로 ‘사람’을 꼽았다. 그는 “사람의 마음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크다”며 “타인에게 너무 집착하지 말고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박사는 ‘사회적 지위에 대한 집착’을 경계했다. 그는 “평생 서열 사회에서 살아왔던 사람일수록 은퇴 후 명함을 붙드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집착을 버리지 못하면 사회에서 왕따가 된다”고 경고했다.

인간관계의 기준에 대해서도 조언을 남겼다. 이 박사는 “거짓말을 습관처럼 하는 사람과는 절대 가까이하지 말라”고 단언했다. 그는 “진실하지 못한 사람은 언젠가 상대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고 말했다. 윤 박사는 “자신이 속했던 조직이나 직장을 헐뜯는 사람 역시 피해야 한다”며 “그런 사람은 어디를 가든 부정적 태도로 관계를 망친다”고 했다.

반대로 가까이해야 할 사람으로는 ‘손해를 감수할 줄 아는 사람’을 꼽았다. 이 박사는 “남을 돕는 일을 기꺼이 하는 사람이 결국 큰 복을 받는다”고 했다. 윤 박사도 “조금 멍한 듯 손해 보며 사는 사람이 마지막에 남는다”며 “너무 똑똑한 사람은 싸우다 다 떨어져 나간다”고 덧붙였다.

노년기 주거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이 박사는 “노인은 교통과 의료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서 살아야 한다”며 “외곽이나 또래만 많은 곳은 고립을 심화시킨다”고 했다. 또 “같은 나이대끼리만 어울리면 스스로 늙음을 체감하게 된다”며 “가능하면 젊은 세대와 섞여 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 박사는 젊게 사는 법으로 ‘도전 정신’과 ‘희망’을 꼽았다. 그는 “과거 얘기만 하는 사람은 이미 늙은 사람”이라며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신선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진짜 청춘”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자의 건강 비결도 공개했다. ‘소식다동’과 ‘꾸준한 운동’이다. 이시형 박사는 “적게 먹고 자주 움직이는 습관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윤방부 박사는 “매일 꾸준한 운동이 건강의 핵심”이라며 “운동을 해야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하루 한 시간 이상 걷고 아령 운동을 한다”며 “고기를 먹고 싶은 만큼 먹기 위해서라도 운동이 필요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박사는 또 “삶의 규칙을 너무 엄격하게 세우지 말라”며 “건강을 늘 의식하며 대충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윤 박사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은퇴 후 가장 큰 변화였다”며 “수면·식사·활동의 리듬이 안정돼야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균형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잘 늙어간다’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 박사는 “균형이 잡힌 삶이 잘 늙는 삶”이라며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그럭저럭 살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윤 박사도 “성공한 노화란 신체·정신·사회관계가 균형 잡힌 상태”라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했다.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 표지 /깸

이들은 결국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 그럭저럭 살아가는 지혜가 진짜 행복을 만든다”며 “비교하지 말고 내려놓고 감사하며 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두 의학계 거장이 175년 인생에서 길어낸 통찰은 지난달 출간된 공동 저서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에 담겼다. 책에는 노년의 건강 습관과 마음가짐은 물론 각 세대가 놓치기 쉬운 삶의 균형에 대한 두 박사의 철학이 응축돼 있다. 단순한 장수 비결을 넘어 평생 현역으로 살아가기 위한 태도를 일깨우는 지침서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