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원자력 추진선’ 개발 박차···中과 기술격차 벌린다
한화·현대, SMR 추진선 특허 확보 박차 삼성, 용융염 활용한 차세대 MSR 집중 3사 ‘선제적 행보’ 해운시장 주도에 필수
환경 규제 강화에 대응하고 미래 해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위해 국내 조선 ‘빅3(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상용 원자력 추진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초 상업용 소형모듈원자로(SMR) 시험가동에 나선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확대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30일 조선업계와 특허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각각의 방식으로 차세대 원자력 추진선 관련 특허와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화오션은 2021년부터 ‘SMR 추진시스템 및 이를 포함한 선박’ 특허를 신청하며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선체에 탑재된 SMR이 발생시킨 증기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다.
동시에 증기를 활용해 액화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저장·공급하는 통합 플랫폼 개념을 설계해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선박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또 방사능 차폐 시스템 특허에서는 고밀도 재료와 폐연료유를 활용해 경량화와 자원 재활용 효과까지 꾀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SMR 추진선은 단순한 친환경 선박을 넘어 수소 생산과 공급까지 가능한 통합 플랫폼이 될 것이다”며 “글로벌 해운시장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 역시 SMR 추진선 특허를 내며 기술 개발에 나섰다. 열교환기 이중 구조와 다중 차폐 설계를 통해 출력 안정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한편 감마선과 중성자를 각각 차폐하는 삼중 격벽 방식을 적용했다.
원자로 출력 변동을 최소화하고 전력 부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추진 시스템, 다양한 전원 조합을 최적 제어하는 모듈도 눈에 띈다.
삼성중공업은 한발 더 나아가 선박용 원자로 장치와 차세대 용융염 원자로(MSR)에 집중하고 있다. MSR은 액체 연료·냉각재를 활용해 고온·고효율 운전이 가능하며 수소 생산과 산업열 공급에도 활용도가 크다.
삼성중공업은 비상 상황에서 발생한 용융염을 안전하게 냉각·저장하는 장치 특허를 이미 등록했으며, 올해 ‘가스텍 2025’에서는 세계 최초로 MSR 추진 LNG 운반선의 기본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MSR 추진선은 고효율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차세대 원자로 기술”이라며 “LNG 운반선 인증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조만간 실선 적용을 추진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선업계의 원자력 추진선 도입 노력은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와도 맞닿아 있다. IMO는 오는 10월 탄소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의결할 예정이며, 5000톤 이상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초과하면 탄소 1톤당 최대 38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선박 건조와 인증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조선 3사의 ‘선제적 행보’는 미래 해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과제로 평가된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