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순자본비율 하락·부동산PF 리스크 이중고

자기자본 절반 부동산 PF 노출 중후순위 85%·충당률 10% 미달 요주의이하자산 3101억원 달해

2025-09-29     서은정 기자
SK증권이 순자본비율 하락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직면했다. /SK증권

SK증권의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반기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순자본비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가운데 과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노출로 인한 잠재 손실 위험이 경영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의 순자본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211.8%로 2023년 말 230.7%에서 18.9%포인트 급락했다.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우발부채 감소로 286.5%까지 상승했으나 대형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취약한 수준이다.

자본 여력에 걸림돌이 되는 주요 요인은 후순위채 발행에 따른 부채성 자본 부담과 벤처·PEF·투자조합 등 약 3000억원 규모의 장기투자 익스포저다. 일부 투자 자산의 회수가 지연되면서 자본 효율성까지 저하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의 위험한 구조다. 6월 말 기준 SK증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자기자본의 절반 수준에 달해 과도한 집중투자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중 부동산 PF가 67%를 차지하는데 그 가운데 중·후순위 비중이 85%에 이르고 브릿지론 비중도 35%로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가 자기자본 절반을 부동산 금융에 노출시키고 중·후순위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구조는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매우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위험한 투자구조는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6월 말 요주의이하자산은 3101억원으로 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이 34.1%를 기록했다. 증권담보대출에서 발생한 919억원 규모 고정이하자산은 향후 대규모 손실 위험을 안고 있다.

SK증권은 충당금을 1130억원까지 늘렸음에도 본 PF 충당률이 10% 미만에 그쳐 부실 확산 시 추가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시 충당금 적립 부담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SK증권은 단기적 비용절감 효과를 노리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근본적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SK증권은 올 1분기 지점과 영업소를 25개에서 20개로 축소해 상반기 판관비를 전년 동기 대비 60억원 줄였다. 아울러 충당금 부담 완화와 운용부문 실적 개선이 맞물리면서 상반기 순이익 65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최근 몇 년간 저조했던 영업순수익 커버리지도 올 상반기 106.8%로 개선됐지만 이는 일회성 효과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증권은 위험자산 축소와 충당금 확충을 통해 건전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해 6월 말 기준 우발부채 규모를 지난 2023년 말 규모에 대비해 약 1600억원 줄였고, 자산운용사 매각을 통해 장기투자자산 정리에도 나섰다.

그러나 후순위채는 본질적으로 부채성 자본에 불과해 만기 도래나 자본인정액 차감 시 오히려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SK증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순자본비율 하락의 경우, 후순위채 만기가 돌아오는 등의 이유로 자본금이 감소했다"면서도 "다른 리스크가 있어서 미리 하락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영업용순자본비율도 높여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현재 투자했던 자산들을 효율화 측면으로 매각하고 있다"며 "해당 부분이 추후 반영되면 내년부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SK증권의 구조적 부동산 PF 리스크와 제한된 자본여력이 향후 영업환경을 크게 제약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도 추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건전성 우려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