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i, A6보다 비싸진 제네시스 G80···美시장 가격경쟁력 ‘휘청’
“햔국만 25% 車 차별관세 해소 시급”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에도 큰 타격”
미국이 일본과 유럽연합(EU)산 차량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추면서, 한국산 차량만 25%의 높은 관세를 계속 적용받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차와 제네시스 등 한국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해지고,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 판매 대표 모델인 투싼은 현재 최소 판매가 2만9200달러(약 4121만원)로 폭스바겐 티구안(3만245달러)과 일본 라브4(2만9800달러)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현대차가 25% 관세를 가격에 반영할 경우 투싼 가격은 3만6500달러로 뛰어 경쟁 차종보다 비싸진다. 지금까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쌓아온 시장 점유율이 한순간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상황도 비슷하다. 제네시스 G80은 현재 미국에서 5만8450달러에 판매되며 BMW 530i(5만9900달러), 아우디 A6(5만8100달러)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25% 관세가 적용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G80 가격은 7만3062달러로 올라 530i(6만8885달러), A6(6만6815달러)보다 수천 달러 비싸진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한국만 유독 높은 관세를 적용받는 상황이 지속되면 프리미엄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픽업트럭 외의 모든 차량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해 왔고, 일본과 유럽 업체들은 기본 관세인 2.5%를 물어 왔으나 상황이 역전됐다.
현대차그룹은 관세가 즉시 차량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밝혔지만, 25%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2분기 관세 영향으로 합산 1조6142억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했고, 현재 수준이 지속되면 매달 약 7000억원의 관세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관세 격차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내 판매 전략 재조정과 수익성 방어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EU가 관세를 낮추는 동안 한국만 높은 관세를 부담하는 구조적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며, “현지 판매 가격 인상 없이 경쟁력을 지키려면 정부 차원의 적극적 협상과 기업 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