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녕 더봄] 동료는 경쟁자가 아닌 동행자

[최인녕의 아들에게]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길을 찾는 법

2025-09-30     최인녕 INC 비즈니스 컨설팅 대표
그들은 서로 다른 미래를 향해 가는 사람들이고 지금은 잠깐 같은 길에서 만난 동행자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들아, 앞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될 너에게 엄마의 경험담 하나를 들려주고 싶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공부가 힘들다고 했지만 사실은 친구들과의 갈등이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 더 컸을 거야.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란다. 일의 양이나 업무 자체보다는 사람과의 관계가 훨씬 더 큰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지. 실제로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일 때문이라기보다 사람 때문에 그만두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아.

엄마가 직장에 다닐 때 옆 부서에 김 과장이라는 경력사원이 있었어. 실력을 인정받아 스카우트된 사람이었지만, 옆에서 보기에도 적응이 만만치 않았어. 특히 그 부서에는 새로 들어온 김 과장을 견제하는 동료들이 있었고, 능력 있는 후배에게 상사가 바로 일을 맡겨버리는 일도 잦았어. 선배들조차 따뜻하게 맞아주기보다는 무시하기 일쑤였지. 1년쯤 지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 보였지만, 여전히 과도한 경쟁 구도 속에서 힘들어 보였어.

어느 날 야근을 함께하다 저녁을 먹으며 엄마가 물었단다.
“그 힘든 환경에서 어떻게 버텨낸 거예요?”

김 과장은 처음엔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관계에 지쳐서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하더라. 하지만 그렇게 떠나면 스스로 패배자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생각을 바꿨다고 했어. 부서 사람들을 자신의 경쟁자라고 생각하면 정말 견딜 수 없었을 것 같다면서 말이야.

대신 그들과 자신은 서로 다른 미래를 향해 가는 사람들이고, 지금은 같은 길에서 만난 동행자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거야. 그러니까 후배나 동료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게 되었고, 결국 진짜 경쟁자는 어제의 자신, 오늘의 자신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단다.

동료들과 나는 서로 다른 미래를 향해 가는 사람들이고, 지금은 같은 길에서 만난 동행자라고 생각하면 후배나 동료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게 되고 결국 진짜 경쟁자는 어제의 자신, 오늘의 자신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들아, 네가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분명 주변 사람들의 다름에 당황할 때가 있을 거야. 무시당해 자존심이 상하거나, 사람 때문에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찾아올 거야. 그럴 때는 감정이 충동으로 터지기 전에 잠시 멈춰 보렴. 10분, 20분만 시간을 두고, 네 삶의 목적과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꿈, 그리고 네가 바라보는 미래의 모습을 먼저 떠올려보는 거야.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렴.
“나는 지금 내 곁의 사람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그들을 이겨야 할 경쟁자로 보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김 과장처럼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

아들아, 어떤 길을 걷든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란다. 네가 성장의 길 위에서 흔들릴 때마다 이 편지가 작은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아들아.

엄마가

여성경제신문 최인녕 INC 비즈니스 컨설팅 대표 hellenchoe@naver.com